KT가 새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올해 들어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요금체계를 손질했다. 정부가 통신요금 부담 완화라는 목적으로 입법을 추진 중인 ‘월2만원(대), 1GB 데이터 제공’의 ‘보편요금제’에 대응하기 위한 업계 자구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업계의 대응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KT는 14일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무약정 요금제를 출시하고, 선택약정 할인반환금(위약금)을 유예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먼저 약정 없이 기존 요금제보다 최대 3.3배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LTE 데이터 선택(무약정)’ 요금제가 눈길을 끈다.
월정액 3만원대로 1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LTE 데이터 선택(무약정) 32.8’ 요금제의 경우 보편요금제에 꽤 근접한 수준이어서 다른 이동통신사와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다만 무약정이어서 선택약정 요금할인이나 단말기지원금 등은 받을 수 없다. KT도 이 요금제에 대해 자급단말 구매 고객이나 중고단말 이용 고객 등 약정없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 수요를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경쟁사들도 최근 소비자 혜택을 늘린 새 요금제를 내놨다. SK텔레콤의 경우 약정을 하지 않아도 요금이나 단말대금 납부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무약정 플랜’을 5일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데이터 제공량을 2배로 늘린 무약정 프로그램을 내놨고, 지난달에는 속도와 용량 제한이 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위약금 부담도 낮추고 있다. KT는 이번에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이어 할인반환금 유예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20% 선택약정 고객이 25%로 재약정하면 잔여기간에 상관없이 할인반환금 전액을 유예해 준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이와 함께 약정 기간 절반을 채운 시점부터 할인반환금이 대폭 감소해 약정 만료 시점엔 0원이 되도록 선택약정 할인반환금 구조를 개편한 바 있다.
한편, KT는 이번에 자사 고객끼리 데이터를 쉽게 주고받으며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전용 애플리케이션 ‘Y데이터박스’를 출시하고, 로밍 음성통화 요금 부가방식을 기존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하반기 개편할 예정이다.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장은 “저가 요금제에 최대 3.3배 데이터를 제공하는 무약정 요금제 등은 고객들에게 즐거운 혜택이 될 것이다”며 “앞으로도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폭 넓은 서비스를 통해 선호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