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의심했지만, 흥행으로 스스로 가치를 증명한 천애명월도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3월 22일 18시 41분


"무협은 낡은 것"이라고 취급받던 시절이 있었다. 과거 2000년대 온라인 게임 시장이 눈부신 성장을 이루던 시기 무협은 '천년', '영웅문', '천상비', '열혈강호' 등의 게임의 흥행으로 전성기를 맞았지만, 이내 서양 판타지 장르의 게임들에게 뒤처지며 크게 쇠퇴했다.

천애명월도 이미지(출처=게임동아)
천애명월도 이미지(출처=게임동아)

비록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 다시 무협 게임으로써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러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게임이 부재했고, 온라인게임을 제치고 게임시장의 중심으로 성장한 모바일게임 시장이 서양 판타지 게임이 강세를 보이며, 무협은 다시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이렇듯 '낡은 장르'라는 인식이 박힌 무협 온라인게임 천애명월도를 넥슨에서 서비스한다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던 것이 사실. 모바일 시장이 이미 온라인게임 시장을 밀어낸 상황에서 그것도 중국에서 개발한 무협 게임인 '천애명월도'가 흥행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천애명월도는 지난 1월 25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이후 PC방 순위와 각종 지표에서 큰 흥행을 기록하며, 이러한 우려와 의심을 스스로 극복해 낸 모습이다.

천애명월도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천애명월도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중국 텐센트 산하의 오로라스튜디오에서 개발된 '천애명월도'는 중국에서 일 최고 매출 130억 원, 월 최고 매출 417억 원을 기록한 대작으로, 이미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이기도 하다.

더욱이 영화 '첨밀밀'의 첸커신 감독과 메트릭스, 일대종사, 와호장룡2의 제작에 참여한 위안허핑 무술 감독, 그리고 '황후화'의 의상을 디자인한 시종원 미술감독 등이 개발에 참여하는 등 캐릭터 동작과 그래픽, 세계관 구현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또 양산형 중국 게임이네"라는 국내 게이머들의 인식을 서서히 바꾸어 놓기 시작했다.

또한, '텍스트', '아이콘', '음성' 등 여러 가지 요소에서 국내 맞춤형 '로컬라이징'을 진행하여 어렵지 않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무협 스토리, 용어 번역에 공을 들인 것은 물론, 억 단위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 정재헌, 최덕희 등을 포함한 유명 성우 20여 명을 섭외해 한국어 음성 녹음을 진행하는 넥슨의 현지화 노력도 이러한 요소에 한몫했다.

천애명월도(출처=게임동아)
천애명월도(출처=게임동아)

또, 예스24(YES24)와 독점 계약을 맺고 국내 최초로 '천애명월도' 한글판 전자책을 무료 발간, 공개 시범 테스트 당일 '상권' 공개에 이어 오는 2월 '하권'도 선보일 예정이다. 인기 웹툰 '고수' 작가진이 삽화 작업에 참여했으며, 중국 무협 소설 번역 전문가 전정은 작가가 한글 번역을 맡았다.

이러한 인식 변화에 힘입어 천애명월도는 출시 직후 이례적으로 PC방 순위(게임트릭스 기준) TOP 10에 진입하는 등 만만치 않은 인지도를 쌓아 나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세는 설날 연휴가 포함되어 온라인게임의 경쟁이 치열했던 2월에도 이어졌다.

2월 PC방 순위(출처=게임동아)
2월 PC방 순위(출처=게임동아)

2월 PC방 순위에서 천애명월도는 전달대비 사용량이 무려 398% 증가하며, 16계단 오른 9위의 순위를 달성해 신작 온라인 게임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게임으로 남았다. 이는 배틀그라운드와 LOL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PC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블레이드&소울' 이후 사용량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무협 장르 게임으로 남기도 했다.

지난 1일 진행된 대규모 진영전(RvR) 업데이트는 이러한 천애명월도의 인지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640여 명의 게이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맹회결전'과 120대 120 규모의 '강탈전' 그리고 80대80 규모의 '거점전' 등 게이머들이 대거 격돌하는 진영전이 추가된 이번 업데이트는 이후 추가될 대규모 콘텐츠의 전초전이 될 것을 예고하는 등 업데이트 전부터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았다.

천애명월도 맹회결전(출처=게임동아)
천애명월도 맹회결전(출처=게임동아)

이러한 기대는 그대로 성적으로 이어져 지난 18일 처음 진행된 '맹회결전'의 경우 640여명의 게이머들이 격돌하는 대규모 진영전 콘텐츠임에도 1초 만에 모집이 마감되는 등 열띤 참여를 보였으며,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PC방 순위 8위를 달성하는 등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더욱이 유저 수는 여타 온라인게임과 비교해 낮은 편에 속하지만, 성인 비중과 충성도가 높은 무협 장르의 특성이 게임에 그대로 적용되어 고정층을 크게 확보했으며, '천애 무비 제작' 이벤트 및 다양한 프로모션을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천애명월도의 전망을 밝게 하는 중이다.

천애명월도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천애명월도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으로 재편된 국내 게임 시장에서 비주류인 무협 장르 그것도 온라인게임을 넥슨에서 서비스한다는 것에 의구심을 가진 이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천애명월도는 이러한 의구심을 심혈을 기울인 현지화와 방대한 콘텐츠 그리고 특색 있는 시스템으로 극복한 모습이며, 충성도가 높은 무협 게임의 특성을 볼 때 앞으로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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