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점막이 1차로 먼지-세균 걸러… 미세먼지엔 ‘KF’ 마크 마스크 효과
외출 후엔 가방-옷 털고 걸어놔야
지난 주말 ‘미세먼지 폭탄’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눈이 따끔거린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콧물과 기침을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먼지 속 유해물질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키면서다. 이 계절을 어떻게 보내야 조금이라도 불편을 줄일 수 있을지 이비인후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조언을 들어봤다.
통상 공기 질이 좋지 않으면 코로 숨을 쉬라고 한다. 코 점막이 일차적인 방어막이 되어 먼지를 거르고 세균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 필터’가 걸러내는 건 직경 1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상인 먼지뿐이다. 직경 2.5μm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기관지로 그냥 직행한다. 특히 요즘처럼 공기가 건조하면 코안에 있는 미세한 섬모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코부터 폐까지 침투한 먼지 속 중금속은 알레르기성 비염과 기관지염 등을 일으킨다. 수개월이 아니라 몇 주만 지속적으로 노출돼도 염증이 악화된다. 특히 천식 환자는 며칠만 연속해 외출해도 기관지 발작이 일어나는 등 증상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문밖으로 나설 때 마스크를 쓰는 건 상식이 됐다.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마스크의 겉면엔 ‘KF(Korean Filter)’ 마크가 붙어 있다.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더 작은 미세먼지 입자까지 걸러낸다는 의미다. KF80 이상이면 초미세먼지까지 막아준다. 김경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노인과 아동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니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일 땐 불편해도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자욱한 날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한 느낌이 든다. 기분 탓이 아니다. 머리카락과 두피에 미세먼지가 쌓여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내 오염을 막으려면 머리를 감거나 털어내야 한다. 가방이나 외투를 그냥 걸어두는 것은 금물이다. 바람을 등지고 꼼꼼하게 털어내야 실내 오염을 막을 수 있다.
방 안에 있을 땐 온도를 20도, 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하고, 헤파(HEPA) 필터가 달린 공기청정기를 트는 게 도움이 된다.
이맘때면 코막힘 증상이 아예 생활의 일부가 되는 환자들이 있다. 시중에 뿌리는 형태의 ‘코 뚫리는 약’을 파는데, 주의사항을 꼭 읽고 사용하는 게 좋다. 이런 약을 습관적으로 쓰면 코 점막이 아예 기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뿌리는 약은 견디기 어려울 때에만 5∼7일 이내로 사용하라”고 권했다.
코막힘의 원인이 알레르기성 비염이 아닌 코뼈 기형 때문일 수도 있는 만큼 증상이 오래됐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코의 연골이 약해 빨리 숨을 쉬면 연골이 코안으로 함몰돼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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