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캐릭터’ 기분까지도 인공지능이 포착…AI 능력 어디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9일 15시 11분


2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8’ 키노트 현장. 대형 스크린 위에 전 세계에서 3300만 장이 팔려나간 게임 ‘위쳐’ 화면이 띄워졌다. 게임 화면을 확대하자 사람, 동물 등 캐릭터가 등장했다. 인공지능이 해당 캐릭터를 네모박스로 카테고리화한 뒤 ‘person(사람)’, ‘horse(말)’, ‘dog(개)’로 인식했다. 연장과 의자까지도 알아냈다. 화면을 더 확대하자 팔짱을 낀 채 시선을 아래로 고정한 남성 캐릭터가 나왔다. 인공지능이 이 남성 캐릭터의 나이(34~52), 감정(Angry) 등을 표시했다. 어도비가 인공지능 센세이를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상에서 구동한 장면이었다.

어도비와 엔비디아는 이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양 사가 보유한 인공지능 및 딥러닝 기술을 단기간에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어도비 서밋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컴퓨터가 생성한 말의 그래픽조차 인공지능이 인식하는 시대가 됐다. 현대 인공지능의 파워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프리보스트(Scott Prevost) 어도비 센세이&서치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센세이와 엔비디아의 GPU가 합쳐지면 이처럼 강력한 게이밍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사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디지털 제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10년 넘게 협업해왔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센세이를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최적화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그래픽이 중요한 산업 분야 종사자들이 관련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어도비는 이날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기술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동영상 광고 인공지능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예컨대 소셜미디어에 공개할 60초짜리 TV 광고를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센세이는 이 동영상을 다른 유사한 콘텐츠와 비교하기 위해 ‘태그’를 추가한다. 동시에 유사한 태그를 가진 동영상의 과거 성과를 측정해 효과 지표를 만든다. 이 지표를 토대로 적합한 길이와 영상장면 배열에 대해 알려준다.

존 멜러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 사업부 전략 및 비즈니스 운영 총괄 부사장은 “웹, 앱에서 이미지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메타태깅’ 작업을 해야만 한다. 산이 있는 사진이 있다고 하면 누군가 산, 나무, 눈, 동물 등을 태그해 주어야만 쉽게 검색해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센세이는 인간 대신 이런 태깅 작업을 할 수 있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봇 사기’를 방지하는 솔루션도 선보였다. 통상 디지털 광고를 집행할 때 검색엔진, 소셜미디어 등에 클릭과 노출을 근거로 비용을 계산한다. 따라서 누군가 악의적으로 알고리즘을 이용해 과도한 클릭을 유발해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같은 디지털 광고 사기로 지난해 65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도비의 봇 사기 방지 솔루션은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트래픽에서 봇이 차지하는 비중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스베이거스=신무경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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