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는 다양한 형태의 모니터들이 존재한다. 적당한 크기(24~27인치)의 모니터도 있고 TV가 아닐까 의심스러운 수준의 초대형(40인치 이상) 모니터들도 있다. 심지어 곡률을 적용, 화면 몰입감에 초점을 맞춘 모니터도 있다. 해상도도 풀HD(1,920 x 1,080)에서 4K(3,840 x 2,160)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이런 모니터들 중 가운데서도 특수한 성향을 갖는 것들이 있는데 울트라와이드(Ultrawide) 모니터가 대표적이다. 일반 모니터들이 대부분 16:9 비율을 갖는 것과 달리 울트라와이드는 이보다 더 넓은 21:9 화면비 이상을 제공한다.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은 시장을 겨냥하기 위함이다.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를 사용하면 기본적으로 모니터 2개를 연결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여유로운 화면 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 일반 16:9 모니터 2개를 연결하면 더 많은 영역을 쓸 수 있지만 모니터 주변을 감싸는 베젤로 인해 화면 집중도가 크지 않다. 반면,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는 베젤 걱정 없이 넓은 화면을 감상할 수 있으므로 몰입도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더 넓은 화면 영역 사용이 가능한 울트라와이드 모니터지만 초기에는 가격 부담이 컸다. 게다가 화면도 작았다. 예로 같은 27인치일 경우, 대각선 길이로 모니터 크기를 가늠하기 때문에 16:9 모니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하 높이가 낮게 설계되는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디스플레이 영역이 커지면서 조금씩 극복되고 있다.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34WK650가 그 중 하나. 이 모니터는 34인치 크기의 21:9 모니터로 시원한 화면 영역을 강조하고 있다.
광활한 디스플레이 영역이 눈 앞에!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34WK650. 간단히 보면 34인치 디스플레이인데, 일반 34인치의 그것을 생각하면 실망할 수 있다. 이 모니터는 화면비가 21:9로 일반 모니터 대비 좌우로 길게 만들어져 있다. 때문에 화면 규격을 대각선 길이 기준으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보면 일반 16:9 비율 모니터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좌우는 길지만 상하는 짧아지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21:9 모니터, 그 중 34인치는 디스플레이 영역의 높이가 일반 27인치 모니터와 유사한 형태가 된다는 점 참고하자. 쉽게 말하자면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34WK650은 27인치 모니터에서 좌우 영역을 더 넓힌 형태다.
디스플레이 영역은 폭 825.6mm, 높이 369.8mm, 두께 51.2mm다. 스탠드를 포함하면 높이가 최대 570mm 정도가 되며, 두께는 230mm다. 스탠드 머리 때문이므로 구매 전 공간 확인이 필요한 사용자는 이 부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다. 제품 자체가 생각보다 큰 편이기 때문이다.
스탠드 디자인은 곡률이 적용되어 멋을 살렸다. 일부 중저가 제품은 이 부분도 직사각형이나 타원형, 조금 센스가 있다면 삼각대 형상의 지지대를 쓰기도 한다. 그런 점에 비춰보면 이 제품의 지지대는 미적 감각이 느껴지는 편이다. 지지대 두께가 얇아 쓰러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제법 안정적으로 모니터를 유지해낸다.
참고로 모니터가 좌우로 긴 형상이기 때문에 화면을 90도 돌리는 피벗(Pivot)이나 좌우로 돌리는 스위블(Swivel)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화면이 21:9 비율로 광활해 굳이 스위블이 사실상 필요 없으며, 피봇으로 세로로 배치하기에도 곤란하다.) 다만 각도를 조절하는 틸트(Tilt) 기능과 높이 조절 기능을 제공한다. 틸트는 디스플레이가 수직으로 세웠을 경우 아래로 5도, 위로 15도 가량 조작 가능하다.
입력 단자 구성도 만족스럽다. 기본적으로 디스플레이포트(DP) 1개, HDMI 단자 2개를 제공한다 이어 3.5mm 규격의 스테레오 출력 단자가 추가 제공된다. 이를 활용해 화면 분할을 한다거나, 디스플레이 위에 다른 영상을 띄우는 PIP 기능도 쓸 수 있다(단 PIP 기능은 '온 스크린 컨트롤 2.0'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해야 사용할 수 있다).
모니터 기능 설정을 위한 버튼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대신 디스플레이 부 하단에 컨트롤러 하나로 기능을 제어하도록 만들었다. 이것 하나로 어떻게 기능을 다룰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겠지만, 정작 사용해 보면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적응하면 쉽게 사용 가능하다.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메뉴 모드가 나타나고, 컨트롤러를 상하좌우 조작하면서 필요한 기능에 접근하고 설정하는 식이다.
추가로, 위에서 언급한 '온 스크린 컨트롤' 프로그램은 LG전자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 받아 설치할 수 있고, PIP 기능 외 모든 모니터 설정을 처리할 수 있다. 사용자에 따라 이 프로그램이 더 편할 수 있겠다.
기능은 다양하게 제공된다. 기본적으로 입력 장치 변환을 시작으로 게임 모드, 밝기나 명암, 기타 기능을 만지는 설정 모드가 존재한다. 기본적인 인터페이스가 컨트롤러 상하좌우 조작에 맞춰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세부 설정을 하고 싶으면 컨트롤러를 우측으로 누르면 되고 게임에 필요한 기능을 즉시 다루고 싶다면 컨트롤러를 아래로 눌러 게임 모드에 접근하면 된다.
막상 사용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의외로 많은 기능을 갖췄다. 영상 모드만 하더라도 8가지 가량이 제공된다. HDR 효과 적용도 가능하고 기본적인 사진, 영화 모드와 게임 모두 3가지가 있다. 읽기 모드는 청색광을 줄이면서 가독성을 확보한 형태다. 색약자 색보정 모드가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21:9 화면비로 누리는 콘텐츠와 생산성
일반 모니터와 뚜렷한 차별화를 갖고 있는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34WK650.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실제 사용하며 특징을 파악해봤다. 일반적인 16:9 모니터와 비교하면 주로 3D 게임이나 영상 콘텐츠, 문서 작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이점을 제공하는 점이 핵심이다. 아무래도 좌우 영역이 더 길게 표현되어서다.
먼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 이하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해 봤다. 해상도는 2,560 x 1,080(WFHD). 모든 그래픽 효과는 최대에 맞췄다. 게임이 실행됨과 동시에 광활한 시야가 한 눈에 펼쳐진다. 아무래도 일반 16:9 비율의 모니터와 비교하면 더 넓게 표시된다.
하지만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PC 시스템의 부하를 생각하면 WFHD 해상도가 오히려 게임 몰입감 측면에서 낫다. 동일한 PC 사양이라도 해상도가 낮은 쪽이 더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처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조금이라도 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요구되는 게임 환경에서는 의외로 민감한 부분이다.
더 넓은 시야가 주는 이점도 상당하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의 예를 보면 16:9로 볼 때와 달리 21:9 화면비가 적용되면 그만큼 더 넓게 표시된다. 어느 정도 실력파 게이머라면 그 미세한 영역 안에 있는 적을 발견하거나 아이템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화면비에 따라 그에 맞춘 영상을 표시하는 게임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게임들도 존재한다. 일부 국내 제작 온라인 게임이나 출시가 오래된 게임, 3D가 아닌 일반 2D 이미지 기반 게임은 21:9 화면비를 지원하지 않을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이 모니터는 AMD 프리싱크(Freesync) 기술에 대응한다. 라데온(RADEON) 그래픽카드를 사용했을 때 효과를 보는 항목으로 게임이 끊기거나(스터터링) 빠르게 표시되면서 갈라지는 현상(티어링)을 방지하며, 매 화면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화면이 끊기거나 갈라지는 것은 PC 사양에 의해 발생한다. PC는 사양에 따라 느리거나 빠를 수 있는데, 모니터는 항시 초당 60회 깜박이는 구조다. PC가 이미지를 초당 60회 이하로 그려내면 스터터링, 그 이상 그려내면 티어링이 발생한다.
프리싱크는 이를 조절해 상황에 따라 주사율을 능동적으로 조절해 매번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모니터에 탑재된 기술은 큰 기대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기본 주사율은 56~75Hz인데, 프리싱크가 작동하면 40~75Hz 사이를 오간다. 상황에 따라 초당 40매~75매 사이로 이미지가 그려지는 환경이면 부드러운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다만 초당 30매 수준의 움직임이 나온다거나, 초당 90~100매 이상 화면이 그려지는 상황이면 프리싱크는 무용지물이 된다.
21:9 화면비로 즐기는 영상도 상당하다. 극장에서 즐기는 화면비와 거의 동일해서 16:9 화면비로 감상했을 때 나타나는 레터박스(화면 상하 영역 일부가 검게 표시)가 없다. 무엇보다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34WK650는 HDR10을 지원해 어두운 곳과 밝은 곳 사이의 표현이 더 자연스러워졌다. 이 모니터를 통해 영상 감상 환경이 나아진다는 부분은 장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참고로 HDR은 명암 표현을 더 세밀하게 구현하는 기술이다. 예로 흰색과 검은색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 밝기(또는 농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데, 이를 얼마나 더 촘촘하게 구현하는가에 따라 명암을 더 자연스레 표현할 수 있다. 이 중 HDR10은 패널의 광량 조절이나 색영역 등 여러 조건과 함께 디스플레이 패널이 10비트 색상 표현을 지원할 때 부여되는 이름이다. 울트라 HD 프리미엄(Ultra HD Premium)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하므로 해당 기능은 주로 고가 디스플레이 장비에 채용되고 있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는 8비트 색상을 지원하는데 이 때 표시 가능한 색이 약 1,677만이다. 그러나 10비트 디스플레이는 10억 7,000만에 달하는 색 표현이 가능하다. 더 많은 색 표현이 가능하므로 자연히 색 변화에 대한 표현의 폭도 넓다. 현실까지는 아니지만 그와 가까운 영상미를 경험하기에 좋다고 해도 무방하다.
문서나 이미지 작업 시에도 이점이 있다. 좌우로 넓은 화면 영역으로 인해 표시 영역 또한 늘어나는 이유에서다. 일단 웹 브라우징 화면을 보면 네이버 홈페이지 기준, 좌우에 각각 1개씩 여유롭게 표시 가능한 수준이다. 이는 곧 한 쪽에는 인터넷 검색과 다른 한 쪽으로는 문서 작업이 가능함을 말한다. 모니터 2대를 사용하는 물리적 장점까지는 아니지만, 업무 효율이나 공간 활용성, 관리 용이성 등에서 제법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본적인 요소들도 잘 준비되어 있다. 패널은 IPS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색감과 넓은 시야각을 제공한다. 자체 조율을 통해 sRGB 색역 100%를 확보한 점도 돋보인다. 응답속도는 회색에서 회색으로 변환(GTG)할 때 기준으로 5ms 가량이다. 밝기 300니트, 명암비 1.000:1 등 기본적인 사양은 여느 동급 모니터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크기와 기능적 요소 만족하는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34WK650의 특징은 비교적 합리적 가격대에 넓은 화면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온라인 최저가 기준 약 44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동급 제품군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여기에 제한적이지만 AMD 프리싱크 가변 주사율 기술까지 포함하고 있어 이에 해당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눈에 띄는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능은 충실하다. 다양한 영상 모드가 제공되고, 게임 환경에 특히 신경 쓴 흔적들이 있다. 조준점을 그려주기도 하고 설정을 약간 만지면 암부를 밝게 표현해 피아식별이 쉽게 이뤄지도록 조정도 가능하다. 다른 영상 모드들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장점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받침대 자체의 완성도는 좋지만, 높낮이와 각도 조절만 가능하도록 한 점은 개선 되길 바라본다. 화면 길이 때문에 90도 꺾는 피벗은 안 되더라도, 좌우 각도 조절이 가능한 스위블이 지원되면 더 좋을 듯하다. 추가로 프리싱크 주사율 범위도 넓어졌으면 좋겠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로써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탁 트인 시야로 게임과 영상 등 콘텐츠들을 경험할 수 있으며, 시스템 사양에 부담이 비교적 적은 해상도 영역을 지원한다. 가성비로 놓고 본다면 상품성이 충분한 제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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