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만큼 화상회의 솔루션 시장은 늘 관심의 대상이었으며, 최근까지도 많은 시장조사기관이 관련 리포트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시장 자료는 사실상 많지 않아 대부분 세계 시장을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1) 전세계 화상회의 솔루션 시장
가트너(Gartner)나 IDC,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 등의 시장조사기관이 발표한 자료는 다양한 시각차를 보여준다. 'Video Conferencing(화상회의), Telepresence(원격회의), Web Conferencing(웹 회의), Meeting solutions(회의 솔루션), VaaS(바스, Video as a Service)' 등 각기 다른 기준과 명칭으로 혼용되고 있는데, 다양한 시장 조사 기관의 최근 3년 이내 자료를 분석해 보면 큰 경향을 볼 수 있다.
- 기존 비디오 화상회의 시장의 둔화
화상회의 시장조사 분야는 크게 Video Conferencing > Telepresence > VaaS로 나눌 수 있다. Video Conferencing 시장의 경우, 2017 ~ 2025년간 8.6%의 연평균 성장률로 2025년 96.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으며, Telepresence 시장은 2016 ~ 2022년간 19.6%의 연평균 성장률로 2022년 26.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근에 등장하기 시작한 클라우드 기반의 VaaS는 2016 ~ 2021년간 32.4%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인다는 점이다. Video Conferencing 분야는 화상회의 전체를 나타내는 시장으로, 한화 기준 약 12조 원에 달하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아우르는 Telepresence 시장과 클라우드로 구성된 VaaS 시장의 경우, 클라우드 기반 화상회의가 기존 하드웨어 기반 화상회의 시장 성장률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 클라우드 화상회의의 급부상
최근 시장 점유율과 예측치가 여러 조사기관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Meeting Solutions, VaaS 등이 있다. 가트너의 'Meeting Solutions Magic Quadrants'를 눈 여겨 볼만하다.
시스코, 폴리콤 등 전통적인 화상회의 강자도 보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나 줌(Zoom)도 'Leaders' 그룹에 포함돼 있으며, 특히 줌은 더더욱 생소한 기업으로 비춰진다. 이외 'Challengers' 그룹, 'Visionaries' 그룹, 'Niche Players' 그룹 등에 처음 듣고 보는 서비스 또는 제조업이나 화상회의와 무관해 보이는 기업들도 보인다.
클라우드 웹 화상회의가 다시금 주목을 받으며 전통 강자부터 신진 세력까지 경쟁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로 무장한 기업들이 기존의 고착화된 전통 강자들을 위협하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까지는 전체 Video Conferencing 시장에서 하드웨어 기반 솔루션이 간신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머지 않아 클라우드 기반 화상회의 솔루션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2) 국내 시장
앞서 언급한 대로, 국내 화상회의 시장은 명확한 시장 자료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며, 전세계 시장 대비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는 수준이다. 따라서, 전체 시장 규모를 대비해 유추할 수 밖에 없다.
2018년 국내 IT시장 규모는 약 81조 4,000억원에 이른다는 조사자료를 토대로, 전세계 시장 대비 한국의 시장 규모는 약 2%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글로벌 화상회의 시장에 대입해 보면, 2018년 VaaS는 164억 원, Telepresence는 308억 원, Video Conferencing은 1,298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해외에 비해 뒤늦게 클라우드 웹 화상회의가 이제 막 태동하는 국내 화상회의 시장 상황과 급격히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의 영향으로 이른 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가속화된다면, 일본 사례처럼 좀더 극적인 성장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3. 클라우드 웹 화상회의 전망
그렇다면 클라우드 기반의 웹 화상회의는 과연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 역시 사회적-경제적-기술적 전망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순서를 바꿔 기술적-사회적-경제적 전망 순으로 설명한다.
1) 기술적 전망: WebRT(Web Real-Time Communication)
웹페이지에서 별도의 플러그인 없이 오디오나 비디오 등의 멀티미디어 데이터로 실시간 통신하기 위한 프로토콜로서, W3C에 의해 제정된 차세대 표준이다. 2010년 구글이 첫 제안한 이후 2017년 V1.0 표준이 공개됐다.
전통적인 화상회의 시스템의 경우 제조사 별로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 별도 프로그램이나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했지만, 최근 WebRTC를 적용한 서비스가 대세로 인식되어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네이버 등이 WebRTC를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WebRTC를 이용한 국내 웹 화상회의로는 2017년 첫 상용 웹 화상회의 서비스로 기록된 자사의 '리모트미팅'이 대표적이다.
구글이 최초 제안해 시작된 WebRTC는 크롬 웹브라우저를 비롯,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과 동참했고, 최근에는 사파리, 마이크로소프트 엣지까지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확대되어 영향력을 점차 넓히고 있다.
그런 만큼 개발 및 투자 역시 활성화되고 있는데, 2017년 표준이 완성되면서 확산일로에 있어, 향후 클라우드 웹 화상회의에 빠질 수 없는 기술로 자리 잡았다.
참고로, WebRTC는 공개 API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개발 과정이 만만치 않아 이를 동일하게 적용한 서비스 간에도 품질 차이가 제법 크다. 앞서 언급한 이 시장 리더 그룹 내 기업은 개발 초기부터 수년 간 관련 기술과 지식을 축적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WebRTC 개발 관련 고급기술자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 사회적 전망: 일과 삶의 균형(워라벨)을 위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
위 '사회적 원인'에서 조망한 것처럼, 글로벌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고령화, 출산인구감소, 최저시급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굵직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관련 IT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 한다.
기업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으로 생산성 향상을 꾀하기 위해, 고정비는 줄이면서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혹은 낭비되는 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재택/원격근무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과다한 공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노동자로서는 이동(출퇴근, 외근 등) 간 불필요한 에너지와 시간을 줄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다만 자택/원격근무 시 가장 큰 걸림은 수시로 진행되는 회의와 상호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인데, 이때 클라우드 웹 화상회의의 높은 품질과 편의성으로 마치 회사 회의실에서 회의하 듯 온라인 공간에서도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흡연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처럼, 실제 연초담배와 100% 똑같은 만족도를 얻지는 못하지만, 그와 최대한 가까운 효과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사례에 비유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화상회의가 기업 내 소수만이 사용하는 비효율적/한정적 솔루션이었다면, 클라우드 웹 화상회의는 확장/축소가 유연한 클라우드의 특성과 합리적인 경제성으로, 모든 임직원이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리라 기대한다.
3) 경제적 전망 : 정부 지원의 확대
위 사회적 전망에서 언급한 대로, 정부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기업과 노동자가 적극적으로 나설 때 업무 혁신이 성과를 발휘할 수 있기에, 고용노동부가 중심이 되어 유연근무제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뜻하는 '일과 삶의 균형'을 모토로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5가지, 즉 시차출퇴근제, 선택근무제, 재량근무제, 재택근무제, 원격근무제를 권유하고 있다.
이에 최근 들어, 클라우드 웹 화상회의, 원격제어관리 등 기존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고 즉시 도입 가능한 재택/원격근무 솔루션들을 신청, 도입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났다. 원격근무 신청 기업에게는 최대 솔루션 도입비용의 50%, 2,0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사회, 경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업무 방식의 혁신이 절실해졌다. 언제 어디서 누구나 간편하게 소통, 협업할 수 있는 클라우드 웹 화상회의에 다시금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이처럼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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