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침대에서 방사성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면서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용 방사선은 괜찮은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핵의학 전문가들은 약한 방사선도 자주 쬐면 장기적으로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젊은층은 검사 전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52.3%는 최근 2년 내 암 검진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유방암이나 폐암 등의 검진 시 CT나 양전자단층촬영(PET) 등 상당량의 방사선 피폭을 동반하는 검사가 이뤄진다. 암 세포를 일찍 찾아내려는 검진이 자칫 없던 암을 생겨나게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이수형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장이 2013년 전국 검진기관 296곳의 검진 항목을 조사해 보니 개인종합검진 프로그램 1회당 방사선 노출량은 2.5mSv(밀리시버트)였다. 방사선 피폭량이 많은 고선량 CT를 주로 쓰는 검진기관에선 1회당 노출량이 최대 40.1mSv나 됐다. 한국인이 한 해에 쬐는 방사선량은 평균 3.6mSv로 알려져 있다. 검진을 한 번만 받아도 한 해 치의 11배에 해당하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셈이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의료용 방사선 100mSv에 노출될 때마다 50년 내에 암이 발생할 위험은 0.5%포인트 증가한다. 10mSv의 저선량 방사선의 영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계에선 앞선 연구에 비춰 암 발생률을 0.05%포인트 높인다고 추정한다. 한국인의 평생 암 발병률이 평균 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회 10mSv인 방사선 검사를 100회 받은 사람의 암 발병률은 35%로 높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40대 이하 젊은층일수록 주의가 요구된다. 가족 중 암 환자가 있거나 암에 취약한 유전자를 지녔다고 확인된 경우에만 방사선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젊은 사람은 가급적 방사선 검사 횟수를 줄이고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초음파 등 다른 검사를 택하는 게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