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선우(가명 36) 씨는 주말마다 축구, 야구, 등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긴다. 그러던 중 무릎에서 갑자기 ‘우두둑’ 소리가 나며 통증이 심해졌고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추벽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생소한 질환 추벽증후군. 김 씨가 놀란 것은 다름 아닌 추벽증후군이 선천적 관절 질환이라는 점이다.
관절 질환이 선천적이라는 점은 다소 낯설다. 보통 관절 질환은 퇴행성 변화나 외상에 의해 후천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선천적 관절 질환은 정상 관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에 취약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지만 증상을 방치할 경우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선천적 관절 질환이 ‘추벽증후군’이다. 추벽은 태아 때 형성되는 무릎 속의 부드럽고 얇은 막이다. 태아 4∼6개월 즈음 퇴화하기 시작해 일반적으로 생후 6개월 이후에는 없어지는데 간혹 추벽이 사라지지 않고 성인이 될 때까지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추벽이 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자극을 받으면 추벽은 외상을 입어 더 두꺼워지거나 부어오르면서 섬유성 띠로 변한다. 이렇게 부어오른 추벽은 주변 연골을 손상시키고 통증을 유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추벽증후군이다. 주로 무릎을 굽혔다 펼 때, 오래 앉아있다 일어날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뚝뚝’ 소리가 나며 통증이 극심해진다. 무릎이 붓거나 단단해지고, 무릎을 펼 때 걸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상협 인천힘찬병원 원장은 “추벽증후군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만성적인 추벽증후군을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관절내시경으로 추벽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선천적 관절 질환인 ‘원판형 연골판’은 선천적으로 연골판 형태가 기형이다. 초승달 모양으로 생겨야 정상인 연골판이 그보다 큰 원판형으로 생긴 것이다. 정상적인 반월상 연골판의 경우 태어날 때 보름달 형태에서 성장하면서 중심부가 양쪽으로 흡수돼 점차 초승달 형태로 변하지만, 원판형 연골판은 중심부가 양쪽으로 흡수되지 않고 보름달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원판형 연골판은 평생 모르고 지내는 사람도 있지만 정상 연골판보다 둥글고 크기 때문에 통증이 없어도 무릎에서 자주 ‘툭툭’하는 소리가 난다. 사소한 외부 충격에도 쉽게 찢어져 주의해야 한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 원장은 “통증이 있고 무릎을 굽혔다 펼 때 잘 펴지지 않는다면 연골판이 파열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골판이 파열됐을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두꺼워진 원판형 연골을 부분 절제하고 안정된 연골판을 남겨 연골의 파열 유무를 관찰한 후 봉합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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