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전문가용 모니터 및 일반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모니터에 이르기까지 에이수스의 보폭이 넓어진다. 하지만 다른 기성품과 같은 평범한 모니터임을 거부했다. 성능부터 디자인까지 차별화를 두고 접근, 새로운 모니터의 기준까지 제시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에이수스 코리아는 2018년 5월 29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행사를 갖고 새로운 모니터 라인업을 공개했다. 2018년 하반기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제품은 게이밍 라인업 2개, 전문가용 라인업 1개, 프리미엄 모니터 1개 등 총 4가지다. 실제 출시되는 제품 라인업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주력은 해당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제품은 공통적으로 4K 해상도를 내세우고 있다. 또한 일부 라인업은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추가 제공해 시각적 만족감을 높였다. 게이밍 모니터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지싱크(G-Sync) 가변 주사율 제어 기술 기반의 제품군과 AMD 프리싱크(Freesync) 기술이 포함된 모니터가 합류하면서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더 뛰어난 화질과 입력 속도 등을 구현하기 위해 에이수스는 여러 기술을 추가했다. 핵심 라인업 모니터에 적용한 로컬 디밍(Local Dimming) 기능이 대표적이다. 모니터 영역을 세분화해 필요에 따라 조광판(백라이트)을 켜고 끄면서 사실적인 영상을 표현하는 기술로 에이수스는 PG27UQ와 PA32UC-K 두 제품에 384존 로컬 디밍 기술을 적용했다.
PC 게이밍에도 본격적인 4K 바람 부는가
사실 에이수스가 강조한 모니터는 크게 4가지지만 그 중 절반은 게이밍 모니터이고, 하나는 전문가용이다. 이 중 절반은 또 4K 해상도에 대응하고 있다. 여전히 풀HD(1,920 x 1,080)나 QHD(2,560 x 1.440) 해상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4K 모니터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흐름이 자연스레 고해상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4K 모니터는 구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은 가격이 상당하지만 일부 중소 브랜드가 내놓는 4K 모니터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며, 일부는 과거 27인치 라인업을 대체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크기도 대부분 34~40인치 가량으로 커졌다.
문제는 가격과 완성도 사이에서의 괴리감이다. 품질이 좋으면 가격이 높고, 저렴한 제품은 그 반대다. 이는 4K 디스플레이가 쉽사리 세를 넓히기 어려운 난관 중 하나다. 여기에 콘텐츠 감상과 무관하지만 게이밍 같은 경우는 4K 해상도에서 제대로 된 처리 성능을 보여주는 그래픽카드가 아직 없다는 점도 문제다. 때문에 아직도 4K 대신 풀HD 또는 QHD 해상도 모니터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게이밍 모니터는 풀HD와 QHD 해상도를 채택한 대신 주사율을 크게 높여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일반 모니터가 60Hz 정도지만 게이밍 모니터는 144Hz 또는 240Hz 가량의 주사율을 갖는다. 화면이 1초에 144~240매 표현이 가능하니 그만큼 부드러운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싱크와 프리싱크 기술도 포함된다. 일부 환경에서 기본 주사율보다 낮은 화면 표시가 이뤄질 때 화면 끊김(스터터링) 또는 기본 주사율보다 높을 때 생기는 화면 찢어짐(티어링)을 방지해 항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한다.
새로운 에이수스 게이밍 모니터는 이들 기술을 모두 접목하면서 4K 해상도를 구현했다. ROG 스위프트(SWIFT) PG27UQ는 4K 해상도와 엔비디아 지싱크(144Hz)에 대응한다. HDR 표현이 가능하며, IPS 양자점(퀀텀닷) 패널 기술을 적용했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ROG 스트릭스(STRIX) XG258Q는 HDR에 대응하지 않지만 240Hz 주사율을 갖는다. 대신 해상도가 풀HD이며, AMD 프리싱크 가변 모니터 주사 기술을 탑재해 라데온 그래픽카드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 패널은 TN으로 빠른 반응/입력 속도가 장점으로 꼽힌다.
PA32UC-K는 전문가용 4K 디스플레이로 DCI-P3 색역에 95%까지 대응하는 점이 특징이다. 어도비 RGB는 99.5%, sRGB 색역은 100% 대응한다. Rec. 2020 규격도 만족하는 점이 특징. 이를 위해 10비트 색 표현이 가능하도록 조율했으며, HDR 표현도 가능하다.
ROG 스위프트 PG27UQ와 PA32UC-K는 더 풍부한 색 표현을 위해 디스플레이 패널 뒤에 있는 조광판의 역할을 확대했다. 두 제품에는 동일하게 384존 로컬 디밍 기능이 포함된다. 이는 모니터 조광 영역을 384개로 쪼개 필요한 부분은 밝게, 아닌 부분은 소자를 꺼 더 어둡게 표현 가능하다. 소자는 암부에서 최대 0.02니트 가량으로 검은색에 가깝게 표현해낸다.
에이수스 코리아는 새로운 라인업을 가지고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유수 브랜드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별도의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하지만 공개된 라인업 대부분이 초고가인데다 외산 브랜드가 갖는 한계들로 인해 시장 확대 자체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니터들을 경험해 보니...
행사가 시작되기 전, 그리고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 공개된 모니터 일부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실제로 에이수스 코리아 측은 신제품 외에도 기존 출시된 주력 모니터 라인업을 전시해 관람객들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모니터는 단연 ROG 스위프트 PG27UQ와 PA32UC-K다. 화면 면적이 27인치라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선명한 화질로 게임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이는 엔비디아 지싱크 기술의 이점이기도 하다.
이 정도 모니터를 쓰는 게이머라면 최소 지포스 GTX 1080급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을 듯 하다. 하지만 일부 게임에 따라 고성능 그래픽카드로도 4K 해상도를 처리하는데 버거운 것이 현실. 화면이 끊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에 따라 지싱크는 화면 주사율을 조정하므로 실제로 보면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사양이 매우 낮으면 이마저도 어렵지만 충분한 사양을 갖췄다면 도전해 볼 모니터다.
PA32UC-K는 영상만 나와 실질적인 성능을 경험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사양만 보면 세를 넓혀가는 중인 벤큐(BenQ)의 SW 라인업과 경쟁하려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만 이 제품 역시 가격대(약 280~300만 원대)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게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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