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과 자폐스펙트럼증후군(ASD)은 아직 원인을 정확히 모르는 대표적 뇌 발달장애다. 그중 소아 난치성 뇌전증 대부분과 일부 ASD는 고등 사고와 절제를 관장하는 뇌 부위인 ‘대뇌 피질’이 태아 때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뇌 피질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는 구체적 과정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는데, 최근 국내 연구팀이 그 비밀을 풀어냈다.
박상민 KAIST 의과학대학원 연구원과 이정호 교수 팀은 태아의 신경세포 안에서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뇌 발달 과정에서 신경세포의 올바른 이동을 방해하며, 이것이 뇌 발달장애의 중요한 이유라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21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대뇌 피질 발달장애를 겪은 7∼8세 어린이 환자의 뇌 조직을 연구한 결과 엠토르(mTOR)라는 유전자에 후천적 돌연변이가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돌연변이는 신경세포의 소기관인 ‘일차 섬모’의 생성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차 섬모는 안테나처럼 세포 사이의 통신을 담당하는 소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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