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중화와 1인 가구 증가는 코드커팅(Cord-Cutting)을 가속화하고 있다. 코트커팅은 유료 방송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인터넷TV, OTT(Over-The-Top)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스마트폰 영상을 TV로 보여주는 구글 '크롬캐스트'와 CJ헬로비전의 '티빙스틱'은 제품은 물론, 스마트TV나 IPTV의 보급이 이같은 현상에 힘을 보탠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발행한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 추세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유료방송 가입 가구 비율은 2011년 이래 꾸준히 증가하던 것이 2015년(94.59%) 정점을 찍고 2017년 91.68%로 줄어 들었다. 반면, 유료방송 서비스 해지 가구 비율은 늘었다. 2015년(3.13%)까지 꾸준하게 줄던 해지 가구 비율이 2016년(6.54%)과 2017년(6.86%)에는 연속해서 증가했다. 특히 신혼부부와 1인 가구가 많은 만 35세 미만 가구주 가구에서 해지 비율은 가장 높게 나타났다. 1인 가구의 경우, 2017년 해지 비율 9.3%로 2015년 3.95%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서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온 셈이다. 모바일 기반 1인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은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 영상이나 VOD를 시청하는 사람을 늘렸고, 동시에 OTT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최근 발행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또다른 보고서 '온라인 동영상 제공 서비스(OTT) 이용 행태 분석'에 따르면 조사대상자(7,426명) 중 2017년 OTT 를 이용한 사람은 36.1%며 이 중에서 주5일 이상 이용한다는 이용자는 약 31%에 달했다. 이는 2016년보다 6.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OTT 서비스 주요 이용자는 20대로 전체의 25.4%를, 30대가 23.8%를 차지했다. 다만 정액제 등 유료상품을 이용하는 층은 30대가 28.3%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26.4%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전체 응답자의 97.9%가 스마트폰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번 '앱 속 세상'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토대로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국내 대표 앱 OTT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각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이용 행태를 분석했다. 최근 시장 주목도가 높은 7가지의 앱을 선정했다. 지난 1부에서는 이동통신사 및 ISP의 서비스를 살펴봤으며, 이번 2부에서는 콘텐츠 사업자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동향을 살펴본다.
넷플릭스, 1년 새 월간 활성 사용자 수 1,600% 증가
넷플릭스는 전세계 190여 개국, 1억 2,500만 명의 회원(2018년 6월 기준)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이다. 특히 국내 시장 저변 확대를 본격화할 전망인 만큼, 국내 많은 사업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처음 한국에 상륙한 넷플릭스는 이듬해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옥자'를 상영관이 아닌 인터넷 스티리밍 방식으로 전세계에 서비스하며 국내에 크게 알려지게 됐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IPTV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2018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구매에 8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116억 9,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기업 스마트포스팅이 모바일 시장분석 서비스 앱에이프의 데이터(안드로이드 단말기 기준, 패널 약 17만대 분석)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넷플릭스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81만 명을 상회하며 1년 전보다 1,613% 증가했다. 또 평균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는 국내 출시 이후 처음으로 20만 명을 돌파, 23만 명을 하회했다.
더 눈에 띄는 점은 이용 빈도별 사용자 비율 변화다. 2017년 5월, 한 달에 한 번도 앱을 실행하지 않은 비활성 사용자가 전체의 70%를 차지하 과거와 달리, 현재 비활성 사용자는 약 35%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4명 중 1명은 한 달에 10번 이상 앱을 실행하는 진성 사용자로, 이 비율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철벽 방어, 왓챠플레이
국내에서 넷플릭스와 자주 비교되는 서비스는 왓챠플레이다. 이들은 지난 5월, 앱 출시 2주년만에 누적 재생 횟수 1억회를 넘어섰다고 밝히면서, 국내 VOD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용료 등이 왓챠플레이의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군장병에게 스마트폰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지톡(EG Talk)에도 왓챠플레이 앱이 탑재돼, 젊은 잠재 소비자에게도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왓챠플레이 안드로이드 앱의 지난 5월 MAU는 1년 전보다 270% 증가하며 40만 명을 하회했다. 같은 기간 평균 DAU 역시 175% 증가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넷플릭스의 시장 침투에도 큰 타격 없이 오히려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월간 이용률 면에서도 꾸준하게 충성 소비자를 확보해 60%를 하회하며 1년 전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활성 유저 50% 돌파, 푹
콘텐츠연합플랫폼이 서비스하는 푹의 장점은 지상파 3사부터 케이블 방송, 영화 등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크롬캐스트 같은 동글과 연동을 통해 스마트TV가 아니더라도 TV를 이용해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유료가입자 60만 명을 돌파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푹은 모바일 앱에서도 활성 사용자가 50%를 넘어섰다. 지난 5월 푹의 활성 유저 비율은 54%로 1년 전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앱을 한달에 10회 이상 사용하는 이용자가 약 17%, 특히 20일 이상 사용하는 진성 사용자 비율이 8%로 조사돼 4개 앱 중 가장 높았다.
꾸준하게 증가하던 MAU는 최근 들어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5월 푹의 MAU는 약 92만명으로 1년 전보다 29% 증가했으나 올해 2월 정점을 찍고(110만 명) 3개월째 감소세로 돌아섰다.
충성 고객의 힘, 티빙
CJ E&M의 티빙은 다른 서비스보다 충성 고객의 힘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 기준 전체 이용자 중 월 10회 이상 앱을 사용한 사람의 비중이 30%를 넘어 전체 조사 앱 중 가장 높았다. 1년 전에는 한 달에 한번도 앱을 실행하지 않았던 휴면 사용자가 절반을 넘어 52%까지 높았으나 1년 만에 35%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 5월 MAU(약 86만 명) 역시 1년 새 83% 증가하며 타 앱과 마찬가지로 크게 증가했다.
스마트포스팅 관계자는 "조사한 OTT 관련 앱 모두 DAU 및 MAU, 이용 빈도, 이용률 등 모든 면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OTT서비스와 스트리밍 콘텐츠에 대한 시장의 관심, 그리고 이용자의 행태 변화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콘텐츠 성격부터 과금 유형까지 서비스별 특장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약 17만 대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신뢰 수준은 약 95%다.
[앱 속 세상] 앱 속 세상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스마트포스팅'과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앱에이프(App Ape)'가 공동 조사 분석한 각종 애플리케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하며, 단순한 수치 나열 보다는 시의성, 영향도, 희귀성 등 가치 있고 재미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글 / 스마트포스팅 김학철 매니저(kyle@smartposting.net)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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