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북 영천시 신녕면과 경기 여주시 흥천면의 최고기온이 각각 40.3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식 최고기온은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기록한 40.0도다. 신녕면과 흥천면의 최고기온은 왜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할까.
이는 ‘측정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각종 날씨 정보를 두 가지 장비에서 얻는다. 하나는 ‘종관(綜觀)기상관측장비(ASOS)’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이다. 이 중 ASOS의 기록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ASOS는 유인(有人) 측정 시스템이다. 기상청 직원이 상주하면서 기온, 습도, 강수량, 기압, 가시거리 등 14개 분야를 관측한다. ‘표준화된 전통 방식’의 측정이다. ASOS는 설치 기준도 까다롭다. 주변에 바람의 흐름을 왜곡하는 건물이 없어야 한다. 그늘도 없어야 해 일정 넓이의 탁 트인 공간에 세워져 있다. 서울의 ASOS는 1907년 종로구 송월동에 설치됐다. 전국 ASOS는 모두 96개 지점에 있다.
반면 전국 494곳에 있는 AWS는 무인(無人) 측정 시스템이다. 1990년대 폭우 피해가 많을 때 주로 강수량을 측정하기 위해 설치했다. 상대적으로 설치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지면뿐 아니라 도로 옆 건물 등에도 설치돼 있다. 이곳에선 기온과 강수량, 바람(풍속, 풍향) 등 3개 분야를 측정한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AWS로 측정한 기온 등 관측값은 건물이나 도로 등 주변 환경으로 왜곡될 수 있어 비공식, 즉 참고용으로만 활용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도심의 일상생활이 아스팔트 위, 건물 주변에서 이뤄지는 만큼 AWS 측정값이 오히려 현실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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