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 문의는 스마트폰 관련입니다. 요즘은 어린 학생들의 태반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 것 같은데, 그 학생들도 브랜드를 많이 따지는 것 같네요.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특히 높은 삼성이나 애플 외의 다른 브랜드 제품을 사는데 주저함이 있는 것 같네요. 중학생 독자이신 sekunloxxx님이 보내주신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중3 학생이고요. 폰 관련 궁금한 게 있습니다.
전에 쓰던 갤럭시J7이 박살 나서 새 폰을 사려고 하는데 Q7 라벤더 바이올렛 색을 보니 맘에 들어서 살까 했습니다. 근데 친구들이 LG폰은 안 좋다구 자꾸 아이폰이나 갤럭시를 사래요. 반에서 LG폰 쓰는 애들 별로 없긴 한데 전 별로 상관없거든요. 아이폰도 좀 사고 싶긴 한데 학생들 쓰기에 너무 비싸다고 부모님이 안 사주신다네요.
근데 LG폰은 정말 안 좋나요? 안 좋으면 어떤 점이 안 좋은 지, 아니면 사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바쁘시겠지만 답변 부탁드려요!
요즘 나온 스마트폰 중에 '몹쓸 제품'은 거의 없다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요즘 정말 많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쓴다는 게 느껴지네요. 특정 브랜드에 대해 뭐라고 평하는 건 좀 조심스러운 일입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질문을 주셨으니 나름의 제 생각을 말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이 상당수 포함된 의견이므로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사실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중에 못 쓸 정도로 안 좋은 제품은 거의 없습니다. 업체 간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 된 탓이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업체의 폰을 해외 직구 해서 쓰는 분들도 많은데, 그런 제품을 실제로 써보면 생각 이상으로 가격대 성능비가 좋아서 감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마트폰 초기 시장 대응에 실패한 LG전자
그런데 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약할까요? 일단 이건 국내에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0년 전후의 사정부터 좀 볼 필요가 있죠. 사실 LG전자는 피처폰(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 시절에는 이미지가 제법 좋았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임했죠.
특히 LG전자의 초기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나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에 비해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타사에 비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가 늦는 등, 사후지원 면에서도 불만이 있었고요. 그나마 잘 팔린 게 2010년에 나온 '옵티머스 원'이라는 제품이었는데, 이건 성능보단 저렴함을 중시한 보급형 제품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LG전자 스마트폰의 이미지를 하락 시켰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들쑥날쑥했던 품질
물론, 그렇다고 하여 LG전자 초기 스마트폰 중에 훌륭한 제품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옵티머스 LTE II(2012년)나 G2(2013년), G 프로 2(2014년) 같은 제품은 상당히 높게 평가합니다. 이 당시 LG전자가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많이 받았고요.
다만, 그 다음에 나온 몇몇 제품들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G4(2015년)은 메인보드 이상으로 인해 무한 부팅이 일어나는 현상이 상당수 보고되기도 했고, G5(2016년)은 혁신적인 모듈 분리/합체 구조를 앞세워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결합 부분에 이격이 발생하는 등의 품질 문제가 지적되었습니다. 특히 G5의 경우는 LG전자 자체적으로도 실패작이라고 인정했을 정도였죠,
그리고 이 시기는 이미 스마트폰 시장이 레드오션화된 상황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미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새 스마트폰을 사려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죠. 성능이나 기능적으로 차별화가 힘들다면 브랜드 선호도가 높고 안정적인 품질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모델마다 품질이 들쑥날쑥했던 LG전자 스마트폰의 브랜드 선호도는 낮아질 수 밖에 없죠.
괜찮은 제품도 나오고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면 최근 나온 V30(2017년)이나 G7(2018년) 같은 모델은 상당히 잘 만든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V30 같은 경우는 저 개인적으로 디자인이나 무게, 배터리 성능 등이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느꼈네요. 다만, 이런 제품도 판매량은 신통치 않은 모양입니다. 저런 양질의 제품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더 꾸준히 나와 줘야 LG전자 스마트폰의 이미지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혼란스러운 마케팅도 개선 필요
그리고 제품 자체에 관한 이슈 외에 마케팅 면에서도 LG전자 스마트폰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제품의 성능이 50이라도 이걸 100처럼 보이게 하는게 바로 마케팅 능력인데 LG전자 스마트폰의 마케팅을 보면 왜 이러지? 싶은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이를테면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군 중에는 동급 최대의 배터리 용량을 갖춘 전력 효율 특화 제품군이 있어요. 성능이 좀 떨어지더라도 한 번 충전으로 이틀 동안 재충전 없이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면 이걸 꼭 사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제법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이 제품군은 2016년에 ‘X파워(X Power)’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왔는데, 보급형이지만 나름 매니아 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2017년에 나온 이 후속작의 이름은 'X500' 이었어요. 모델명만 봐선 X500이 X파워의 후속작임을 알기 힘들겠죠. 그리고 2018년에 나온 3번째 제품의 모델명은 더 엉뚱하게도 'X5' 였습니다.
제품명만 봐선 X파워 -> X500 -> X5가 같은 시리즈임을 알기 힘들죠. 무슨 규칙으로 붙은 이름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LG전자는 2016년에도 'X5'라는 이름의 다른 스마트폰을 출시한 적이 있어요. 이건 배터리 특화폰도 아니었고요. 이 때문에 2018년에 나온 X5는 'X5(2018)'라는 이름으로 따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마케팅은 꼭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도 되나요?
정리하자면, LG전자 스마트폰의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진 건 스마트폰 시장 초기 대응의 실패, 그리고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널뛰기하던 품질, 그리고 이를 커버하지 못하는 마케팅 탓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행히 최근 나온 신제품은 상당히 괜찮아 지긴 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질문자님이 지금 LG전자의 스마트폰을 구매하신다면 품질면에서 그리 큰 말썽을 부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위에서 상기한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뭔가 찜찜한 느낌은 들 수도 있겠네요. 선택은 물론 질문자님의 몫입니다. LG전자가 더 노력해서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까지 해소해 주길 바랍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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