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운동시간’ 따로 없다? 일상생활 다이어트 성공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0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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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도 운동이다’는 마음가짐이 운동의 시작이다.

서울 청계천 동아미디어센터 북쪽 계단 지하1층에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라는 큰 안내판이 있다. ‘지하 1층부터 옥상까지 22층 계단을 오르면 열량이 약 80kcal 소모되며 건강수명은 약 35분 늘어납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각 층을 오를 때 얼마의 칼로리가 소비되는 지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다른 회사 건물이나 서울지하철 역 일부 계단에도 이와 비슷한 알림이 있다.

건강이 중요한 시대 일상생활도 운동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운동은 한자로 옮길 운(運)에 움직일 동(動), 말 그대로 몸을 움직인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운동이라면 ‘시간을 내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운동을 시작하기 힘든 이유다. 일생생활도 운동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약 10여년쯤 일이다. 필자가 잘 아는 분이 살을 빼겠다며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몇 개월이 지난 뒤 그는 정말로 10kg 정도를 감량했다. 방법을 물었다.

“처음엔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에서 내려 걸었다. 그리고 적응이 되면 2정거장, 3정거장 씩 늘렸다. 나중엔 7정거장 정도를 걸었다. 걷는 거리만 1시간이 넘었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퇴근 때도 똑같이 걸었단다. 어떻게 보면 출퇴근 시간을 길게 잡고 ‘시간을 투자한 측면’도 있지만 ‘운동시간’을 따로 내지 않고 일상생활로 편입시킨 측면에서는 효율적이었다.

필자가 지난 주 7530+의 개념을 설명할 때 지적했듯 일상생활에서 움직이는 활동 자체가 운동이 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행동변경(Behavior Modification)요법’이 일찌감치 인기를 끌었다. 운동으로 살을 빼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특별히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하고 먹는 것을 줄이는 방법 외에 정해진 일과 중에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다. 즉 일상생활 자체를 운동이라 생각하고 체중 증가 억제 지향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편안함을 버리고 ‘움직이자’고 생각하는 순간 일상생활도 ‘운동’이 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버스나 전철을 타고 출퇴근 한다.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차를 직장에서 가능한 멀리 주차하고 걸어서 출퇴근 한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대신 계단으로 오르내린다. ▷직장에서 휴식시간에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지 않고 주위를 산책한다. ▷술자리를 가능한 한 피하고 운동을 통한 만남의 기회를 자주 마련한다. ▷집에서 쉴 땐 아내 대신 청소를 한다. ▷아이들과 1시간 이상 놀아준다. 아이들과 노는 게 의외로 에너지 소모가 많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는 광고 카피를 기억하는가. 운동의 시발점은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일상생활도 운동일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많이 움직이겠다는 마음을 먹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행동변경 요법은 운동실천의 첫 단계일 뿐이다. 물론 이런 마음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움직임이 ‘운동’이라는 마음으로 가급적 계단을 오르고 걸어보자. 어느 순간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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