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돌멩이라며 쳐다보지도 않는 것을 주워 10년, 20년 갈고 닦았더니 다이아몬드가 됐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혼조 다스쿠(本庶佑·76·사진) 일본 교토대 특별교수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런 그가 18일 해외 신문 중에는 유일하게 동아일보의 단독 인터뷰에 응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꿈을 나눠 달라”는 요청이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는 1992년 연구실에서 우연히 발견된 물질을 끝까지 파고들어 면역치료라는 암 치료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의 연구를 기초로 개발된 암 치료약 ‘옵디보’는 2014년 상품화돼 각광을 받았지만 개발 과정에선 일본 내 10여 개 제약사로부터 공동개발을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오랜 연구를 지탱해 온 원동력은 ‘호기심’. 그는 수상소감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항상 사물을 의심하고 자신의 머리로 납득이 될 때까지 연구하라”고 당부했다.
혼조 교수는 갈수록 피폐해지는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을 기회 닿을 때마다 강조한다. 젊은 연구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연구하는 과정에서 미래를 열어젖힐 ‘새로운 그 무엇’이 나오게 된다며 눈앞의 성과에만 급급하는 최근 일본 정부의 과학투자정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노벨상 상금과 향후 자신에게 들어올 신약 관련 로열티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모교에 젊은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기금 규모는 수조 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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