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먹어도 더부룩… 소화불량 잦으면 내시경 검사 받아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일 03시 00분


매년 60만 명 발생… 예방법은?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하지만 주변에 밥을 조금만 먹어도 소화가 안돼 고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국내 소화불량 환자는 매년 60만 명이 넘는다.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소화불량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61만6170명에 달한다. 성별로는 여성(36만9824명)이 남성(24만6346명)의 1.5배쯤 된다. 일산병원 원성영 소화기내과 교수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 이유는 명확히 알 수 없다”며 “다만 여성이 남성보다 통증에 민감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소화불량 증세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일부는 상복부 중앙 부위에서 통증을 느낀다. 복부 쓰림이나 팽만감, 또는 밥을 조금만 먹어도 쉽게 포만감을 느낀다는 이들도 있다. 입맛이 없거나 수시로 가스가 차 구역질이 나는 것도 소화불량 증세 중 하나다.

무작정 많이 먹는다고 소화불량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위궤양, 위암, 췌담도 질환 등으로 소화불량이 생길 경우 ‘기질성 소화불량’이라고 한다.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나타나는 소화불량은 ‘기능성 소화불량’이다. 위의 적응력 저하, 위 내장 감각의 비정상적인 예민성, 위산 분비 과다, 십이지장의 기능 이상을 비롯해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기능성 소화불량의 주된 원인이다.

소화불량이 너무 잦아지면 병원을 찾아 내시경 검사나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기질성 소화불량은 해당 질환을 치료하면 해소된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다양한 원인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위산분비 억제제, 위 운동 촉진제, 위저부 이완제 등 여러 약물을 조합해 복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치료가 안 된다면 불안이나 우울 증세는 없는지 정신과적 진단과 치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소화불량은 약물 혹은 음식 종류와도 관계가 깊다. 서울아산병원 이정훈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염진통제, 항생제, 스테로이드, 당뇨병 약, 골다공증 약은 물론이고 비타민, 관절 보조제, 각종 영양제도 소화불량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약들을 복용할 때 소화불량이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담해 투여량을 조절해야 한다.

고지방, 밀가루 음식뿐 아니라 오렌지 등 과일이나 야채도 소화불량의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양배추가 위장에 좋다며 너무 많이 먹으면 이 역시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야채를 먹어 소화불량이 생기는 사람은 야채를 삶거나 데쳐 먹는 식으로 조리 방법을 자신에게 맞게 바꿔야 한다.

불규칙한 식생활은 위장 점막을 위축시켜 소화불량으로 이어진다. 야식 습관 역시 생리적 위배출 기능을 저하시켜 소화불량을 부른다. 빨리 먹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급한 식사는 위의 이완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소화불량#내시경#위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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