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4차산업혁명을 강조하면서 정작 기술만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도가 낮은 현실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2일 네이버가 만든 기술 스타트업 투자 지원 그룹인 D2 Startup Factory(D2SF)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Tech Meets Startup'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기술 스타트업이 사업을 진행하는 도중 부딪칠 수 있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다. 600여명의 기술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스타트업 지원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의 발표로 시작됐다. 송 CTO는 "나날이 성장하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속에서 기술만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의 비중은 매우 낮다. 지난 해 3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99개의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기술 스타트업의 비중은 10%가 채 되지 않는 8군데에 불과하다. 이들의 총 투자 유치 금액은 7900억 원 수준이지만 이 가운데 기술 스타트업에게 흘러들어간 돈은 5% 정도에 불과하다"고 기술 스타트업들의 열악한 상황을 소개했다.
송 CTO는 한국에서 기술 스타트업이 유독 투자를 받기 힘든 이유로 미국 실리콘밸리나 중국 심천보다 열악한 한국의 창업 환경을 꼽았다. 1) 시장 규모의 차이 2) 투자자들의 경험과 투자 성향 3) 기술에 대한 이해도 부족 4)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 등이 송 CTO가 꼽은 한국 스타트업 환경의 열악함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송 CTO는 국내 기술 스타트업들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금 조달,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서비스 현실화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센스타임, 니오와 같이 기술 스타트업임에도 거액을 투자받은 사례가 국내에 없는 점을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스타트업들이 기술 개발에만 매몰되지 말고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답을 찾아야 한다고 스타트업들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기술 스타트업의 본질은 기술 개발이다.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빠르게 개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ech Meets Startup 행사는 5개 주제를 바탕으로 총 8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레티널, 퓨리오사AI, 링크플로우, 뷰노, 래블업, 수아랩, 아드리엘AI, 원티드랩, 오이씨랩 등 9개 스타트업 관계자가 강연자로 나섰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네이버로부터 직접적인 투자를 받기도 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퓨처플레이 등 스타트업 지원 및 투자 기관 관계자도 연사로 참여했다.
기술 개발 세션에선 증강현실용 광학렌즈의 한계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한 하정훈 레티널CTO의 경험과, 글로벌 기업과 차별화되는 인공지능 반도체를 제작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의 경험이 공유됐다. 제품화 세션에선 링크플로우와 뷰노의 제품화 노하우가, 자금확보 세션에선 래블업과 수아랩의 투자 유치 과정 및 경험이 공개됐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같아야 하고, 그러면서도 시장이 원하는 것을 캐치할 수 있어야 기술 스타트업을 할 수 있다"고 기술 스타트업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시장에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자신만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아전인수에 불과하다"고 기술 스타트업들이 흔히 범할 수 있는 오류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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