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마스 2020’ 발사 계획… 화성 CO2 이용해 산소 생성 실험도
1997년 이후 착륙 로봇 총 4대… 물 흔적 발견, 대기서 메탄 찾아
화성에 보낼 미국과 유럽의 차세대 탐사 로봇(로버)이 발사를 위한 구체적인 임무 설계에 들어섰다. 인류의 다음 유인 탐사지를 놓고 자존심을 건 레이스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0년 7월 발사할 탐사 로버 ‘마스 2020’은 기존 로버들과 차별화된 화성 임무를 기획하고 있다. 채취한 시료를 로버 안에 보관하고 있다가 뒤이어 도착하는 회수선에 실어 지구로 보내는 계획을 처음 구상 중이다. 화성의 토양 시료를 현지에서 분석해 그 결과를 지구로 송신한 임무는 여럿 있었지만, 직접 화성의 토양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은 마스 2020이 처음이다. 또 탑재 장비 중 하나인 ‘목시(MOXIE)’로 화성 대기에 풍부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산소를 만드는 실험을 할 계획이다. 성공할 경우 화성 거주지 건설에 큰 이정표가 될 예정이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 연방우주국도 화성 탐사 로버인 ‘엑소마스’를 실은 로켓을 2020년에 발사할 계획이다. 엑소마스는 드릴로 화성 지표면 2m까지 뚫어 메탄과 얼음 등을 채취해 생명의 근원 물질이 존재하는지를 탐사한다. 올 5월부터 로켓 발사 때 오는 진동을 견디는 시험 등 ‘실전’을 대비한 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지금까지 화성 표면에 착륙한 로버는 총 4대로, 모두 NASA가 발사했다. 탐사선 ‘마스 패스파인더’에 실린 약 10kg의 소형 로버인 ‘소저너’가 1997년 7월, 영화 ‘마션’의 배경이었던 화성 남부의 고지대 아레스 발리스 지역에 최초로 착륙했다. 흑백과 컬러 카메라, 알파입자X선분광기(APXS) 그리고 장애물 감지용 레이저 기구 5개가 장착된 소저너는 화성 표면에서 물의 흔적을 처음 찾아냈다. 소저너는 같은 해 9월 27일까지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무게 185kg의 쌍둥이 탐사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2003년 3주 간격을 두고 차례로 발사됐다. 2004년 1월 스피릿은 화성 적도 남쪽에 있는 구세프 분화구에, 오퍼튜니티는 그 반대편인 메리디아니 평원에 착륙해 탐사 활동을 시작했다. APXS와 함께 카메라와 현미경, 적외선 분석 장비 등을 갖추고 있었다.
스피릿은 물의 흔적을 다수 발견해 과거 화성이 지금보다 매우 습했음을 증명했다. 또 화성 표면에서 먼지바람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촬영해 화성 대기의 구체적인 정보를 처음 알렸다. 오퍼튜니티는 토양을 면밀히 분석해 지구에 떨어진 일부 운석이 화성에서 온 것임을 입증했다.
스피릿은 2010년 3월 22일 이후 통신이 완전히 끊겼다. 오퍼튜니티는 최근까지 활동했지만, 화성의 표면을 덮친 거대 폭풍의 영향으로 6월부터 통신이 끊긴 상황이다. 오퍼튜니티는 평균 초속 1cm로 움직이는데, 14년 넘는 시간 동안 45.16km를 움직였다. 지구 밖 행성 표면에서 현재까지 가장 긴 거리를 이동한 로버라는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유일하게 작동 중인 탐사 로버는 2012년 8월에 화성의 게일 분화구에 착륙한 큐리오시티뿐이다. 약 900kg으로 소형 자동차 크기인 큐리오시티는 기존 로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장비와 분석 기구를 탑재해 ‘작은 환경과학 실험실’로 불린다.
큐리오시티는 6월 화성 토양에 탄소와 수소, 인, 황 등의 유기화합물이 존재함을 확인해 35억 년 전 화성은 생물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었음을 밝혀냈다. 화성의 대기 속에 적은 양의 메탄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 역시 생명체 존재를 연구하기 위한 단서 중 하나로 꼽힌다.
이태식 한양대 건설환경플랜트공학과 교수는 “미래에 화성 유인 탐사와 거주지 건설을 하려면 화성 표면과 궤도 위에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며 “각국이 무인 탐사 로버로 지형, 지질 정보를 얻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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