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뇌속 면역세포가 생성하는 염증 물질의 양이 30%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비만과 암을 일으키는 독소를 흡수하는 신경 수용체수도 2배 늘어났다. 이는 미세먼지가 신경조직에 침투해 면역체계를 교란시키고 돌연변이를 만들어 정상세포를 공격하게 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납, 크롬 등 중금속과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로 공기 속에 떠다니는 지름 10μm(마이크로미터)의 미세한 입자를 뜻한다. 크기가 2.5μm 이하인 경우는 PM 2.5라고 쓰며 ‘초미세먼지’라고 부른다. 미세먼지는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질환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남부 캘리포니아 의과대학교(USC) 로빈 바바드조니 연구팀은 생후 16주된 쥐를 8마리씩 두 그룹으로 나눠 미세먼지에 대한 신체반응을 체크했다.
쥐 8마리는 로스앤젤레스 도시지역의 미세먼지 수치와 동일한 환경에서 150시간 노출시켰다. 또 한번에 5시간가량 미세먼지가 있는 통에 가뒀으며, 실험은 1주일에 3번씩, 총 10주간 진행됐다. 다른 쥐 8마리는 미세먼지가 없는 환경에 매일 5시간 노출시켰다. 로스앤젤레스의 미세먼지는 서울의 약 3분의2, 초미세먼지는 절반가량이다.
이후 생쥐의 뇌를 해부하고 신경에 생긴 염증과 미세먼지의 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에 노출된 쥐들은 뇌속에 염증을 유발하는 미세아교세포의 수는 1㎟(제곱밀리미터)당 약 87개로, 반대 집단의 수치인 67개보다 30%가량 많았다. 미세아교세포는 염증 매개 물질을 다량으로 만들어 뇌속 신경세포를 죽이는 세포로, 파킨슨병, 치매와 등 퇴행성 뇌 질환을 일으킨다. 또한 암, 비만, 염증 등에 관여하는 신경세포 수용체인 C5α는 미세먼지에 노출된 쥐는 1㎟당 4개로,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2배 많았다. 쥐들의 운동량, 식단 등은 실험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최근 PM2.5미만의 미세먼지가 혈액속에 쌓여 심장병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을 발생시킨다는 연구결과 나왔다. 이에 연구진은 미세먼지가 뇌의 신경세포와 조직에 미치는 과정에 주목했다. 신체에 미세먼지가 쌓여 질병을 일으키는 과정을 밝혀낸다면 몸에 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결과 연구진은 뇌와 신경세포에서 염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미세먼지 흡입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추가 연구에서는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의 생성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알아냈다.
실험을 이끈 로빈 교수는 “이번연구는 미세먼지와 뇌질환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회지(Plos one)’ 1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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