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남은 수능… 컨디션 관리법
생체리듬 쉽게 바뀌지 않아… 평소 수면 패턴 수능일에 맞춰야
자신의 수면 시간이 7시간이면 전날 11시에 자야 두뇌 활동 활발
대학수학능력시험(15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 중엔 실전을 앞두고 미처 보지 못한 참고서가 수북이 쌓여 있다며 불안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또 긴장감이 높아져 평소보다 늦은 밤까지 책상 앞을 못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활 패턴이 흐트러지면 오히려 수능 당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외과 전문의들의 조언을 토대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정리했다. ○ 평소보다 1시간 전 잠드는 건 금물
하루 네 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5락(四當五落)’이란 말이 있지만 적정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다음 날 생활하거나 공부하는 데 지장이 없어야 적당히 잤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큰 시험을 앞두고 밤늦게까지 공부하면 오히려 두뇌 활동성을 떨어뜨려 그간 익힌 지식을 기억해내는 데 방해가 된다.
거꾸로 잠을 설쳐 시험을 망칠까 봐 수능 전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사람의 생체리듬은 인위적으로 급작스럽게 바뀌지 않는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오히려 잠을 설치거나 새벽에 잠에서 깨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김의중 을지대 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평소보다 1시간 먼저 눕는 것만큼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평소에 오후 10시에 잠들었다면 오후 9∼10시는 ‘수면 금지 시간대’라 불릴 만큼 잠들기 힘든 시간대라는 것이다.
시험을 한 주 앞둔 시점부터는 수면 패턴을 수능일에 맞추는 게 좋다. 첫 교시가 오전 8시 40분에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오전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길 권한다. 잠에서 깬 뒤 2시간가량 지나야 두뇌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적정 수면 시간이 7시간이라면 전날 오후 11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평소에 이보다 늦게 잤다면 하루 15분 정도씩 점진적으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앞당기고, 아침에 조금씩 일찍 일어나는 게 효과적이다.
○ 맵고 짠 음식은 금물
맵거나 짠 음식은 속 쓰림을 유발하고 숙면을 방해한다. 평소에 먹던 것 위주로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는 게 제일이다. ‘미역국을 먹으면 입시에서 미끄러진다’는 속설이 있지만 미역에는 철분이 풍부해 두뇌 회전과 피로 해소를 돕는다. ‘시험을 죽 쑨다’며 피하는 죽도 소화가 안 될 때 가장 좋은 영양 보충식이다.
잠들기 4∼6시간 전 커피우유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면 수면에 방해가 된다. 오후 7시에 커피를 한 잔 마시면 오후 11시까지 섭취한 카페인의 절반 정도가 몸속에 남아 있게 된다. 허기 탓에 잠이 오지 않으면 땅콩버터나 바나나, 요구르트 등을 먹는 게 좋다. 이 음식들엔 수면에 도움을 주는 물질인 ‘트립토판’이 많이 들어 있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체력이나 집중력을 키우겠다며 안 먹던 영양제나 보약을 먹으면 오히려 생활리듬이 깨져 학습 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복식호흡과 스트레칭으로 긴장 해소
근육과 호흡을 편안하게 이완하면 대뇌는 오히려 각성 상태가 돼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다. 온몸의 힘을 뺀 채 가만히 눈을 감고 코로 천천히 깊은 숨을 들이쉬고 배꼽 끝으로 내뱉는다는 느낌으로 복식호흡을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이때 “나에게 어려운 문제는 남들도 어렵고, 내가 시간이 부족하면 남들도 부족하다”는 말을 머릿속으로 되뇌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것처럼 돌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좋다. 두려움과 혼란을 가족이나 친구들과 공유하면 그 자체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고, 혼자만 불안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근육이 굳어 뒷목과 어깨 통증을 유발한다. 이때는 앉은 채로 목을 늘이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등을 곧게 펴고 한 손을 반대쪽 머리 옆에 대 머리를 어깨 앞쪽 45도 방향으로 당겨 15초 유지하고 천천히 돌아오는 식이다. 또 둥글게 기지개를 켜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게 좋다. 박진규 부평힘찬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어깨 통증이 지속되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만큼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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