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은 2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사업(ODA) 국제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경제, 산업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지금 국제사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정도로 에너지, 물, 식량안보, 기후변화 등에서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한 때입니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은 2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사업(ODA) 국제콘퍼런스’에서 “지속 가능한 국제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의사결정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반 전 총장은 “아직도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유엔을 왜 도와야 하냐’며 반문한다”며 “정치인들은 대중을 위해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들의 선거, 재선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정치인, 연구자들과 기업, 시민사회가 하나의 파트너십을 맺고 인류 공동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DG는 유엔을 중심으로 2000~2015년 시행된 ‘밀레니엄개발목표(MDG)’ 이후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새롭게 시행 중인 국제사회 최대 공동목표다. 빈곤, 질병, 성평등 같은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같은 지구환경 문제, 경제사회 문제 등 17개 주요 목표로 구성돼 있다. 반 전 총장은 “SDG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게 해당되는 목표로 궁극적으로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비전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다”며 “국가, 인종에 관계없이 모두가 뒤처져선 안 된다는 게 기본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바이오·나노기술 등 과학기술은 SDG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에너지 개발과 난민을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는 체외진단기술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몽골에 갔을 때 고원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주민들이 많았는데 텐트 위에 달린 소형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불을 밝히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며 “결국 ‘어떻게 하면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꿀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게 과학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콘퍼런스는 지난 1년 동안의 과학기술 ODA 성과를 공유하고 개발도상국과의 상생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ODA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글로벌 동반 혁신 성장을 위한 과학기술 OD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수혜국 과학기술 역량 제고 △과학기술 ODA 전문성·책임성 강화 △전략적 추진체계 운영 등이 골자다. 이를 바탕으로 범부처 ODA를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계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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