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심한 겨울 날씨, 이불 밖은 위험하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8일 03시 00분


겨울철 건강관리법

날씨가 너무한다. 전날만 해도 거리 전체에 낙엽을 흩날리며 사각사각 사람들을 늦가을 정취에 빠지게 하더니 하룻밤 만에 첫눈이 펑펑 내렸다. 미처 나무에서 떨어지지 못한 가을 단풍잎은 안절부절 쏟아지는 눈을 그대로 온몸에 받아냈다. 눈이 그치자 이번에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날씨를 견디느라 힘든 건 사람도 마찬가지. 추운 날씨 탓에 야외활동이 급격히 줄어드는 겨울에는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유행어까지 나왔다. 겨울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호흡기질환이나 근육통, 심혈관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불 밖에서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겨울철 건강관리법’을 알아봤다.

그래픽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찬바람 불면 호흡기질환 조심

겨울로 접어들면 대기의 온도는 영하로, 습도는 60% 이하로 내려간다. 실내에 난방을 틀면 상대습도는 20%까지 내려갈 수 있다. 코로 흡입된 공기는 30∼32도, 습도는 75∼85%의 적정 상태로 만들어져서 인후두부로 넘겨진다. 하지만 겨울철의 차갑고 건조한 환경에서는 코의 이 작용이 쉽지 않아서 호흡기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상태에 놓인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하면 호흡 효율이 떨어지게 돼 더 많은 호흡을 해야 하고 외부의 바이러스감염이나 세균감염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코는 찬 공기를 맞으면 점액 분비량을 증가시킨다. 추우면 콧물이 나는 이유다. 하지만 차고 건조한 공기가 갑자기 많이 유입되면 코에서 찬 공기를 처리할 시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천천히 유입시키면서 온도와 습도를 올리기 위한 반응을 한다. 이렇게 겨울철에도 코는 자율적으로 환경에 맞게 반응해 적응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각종 호흡기질환으로 고생하게 된다.

호흡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공기를 자주 환기해줘야 한다.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는 피하고 생수나 보리차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습기는 되도록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주기적으로 필터와 내부 청소를 해서 세균 번식을 막아야 한다. 겨울은 밤이 길고 낮이 짧다. 건강한 생체리듬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과를 일찍 마치고 이른 취침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만 되면 쩍쩍 갈라지는 피부 건조증

건조하고 추운 겨울 날씨는 피부의 적이다. 건조한 공기는 피부장벽의 기능을 떨어뜨려 각질층의 수분을 빼앗고 낮은 기온은 지방샘과 땀샘을 위축시켜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실내 난방기도 피부 수분을 앗아간다. 보일러·난방기구 사용이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가려운 피부는 더욱 건조하고 민감해져 가려움증까지 유발한다.

겨울철 피부건조 증상이 심해지면 팔다리에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건조 피부염이라 한다. 주로 허벅지 종아리 등 다리나 팔 부위에서 먼저 나타나고 심한 경우 전신으로 퍼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에 미세한 각질이 일어나다가 나중에는 표피에 균열이 생겨 가려움과 따가움을 느끼게 된다. 이때는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하게 긁으면 세균 감염 등으로 2차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피부 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집먼지·진드기 등 실내 청결에 유의해야 한다.

이유 없이 욱신욱신, 근육통 방치하지 말아야

기온이 떨어지면서 근육과 인대도 경직되기 쉽다. 수축된 근육은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해 근육통과 관절염 증상들이 악화되기도 한다. 겨울에는 유연성이 떨어지고 혈액순환도 저하돼 부상에 취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노화가 시작된 중·장년층은 겨울철 통증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겨울철에 발생하는 근육통은 방치했을 경우 통증의 범위가 점차 커질 수 있다. 팔다리에만 머무르던 통증이 전신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선 증상이 나타났다면 가볍게 여기거나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근육통은 치료와 예방 모두 평소의 생활자세가 중요하다. 평소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신체의 과도한 긴장상태를 완화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도 중요하다. 외출 시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옷을 착용하는 것도 근육통 예방에 효과적이다.

중·장년이라면 심혈관질환에 각별한 주의

갑작스럽게 찬 공기에 노출되면 말초동맥이 수축하고 혈관 저항력이 높아져 혈압이 올라간다. 이로 인해 심장에 부담이 가해지게 되는데 특히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 뇌출혈 발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평소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겨울에 심장 발작이나 흉통이 악화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감소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계절에 비해 활동량이 줄어든 만큼 몸이 뻣뻣해지기 쉬우므로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 전에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철저히 해줘야 한다. 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호두와 땅콩, 아몬드, 피스타치오, 잣, 해바라기씨 등 견과류를 매일 한 줌(42g)씩 챙겨 먹는 것도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불포화지방산은 세포 내 노폐물이 잘 배출되도록 돕고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혈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도와 고지혈증,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효과가 있다. 단 견과류는 지방질이 많은 고열량 식품이기에 적당히 먹는 것을 권유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겨울건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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