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편을 단 1초 만에…기존 유선인터넷 속도·용량 10배 향상 기술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7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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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별도의 광통신망 증설 없이 기존 유선인터넷의 속도와 용량을 최대 10배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환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네트워크연구그룹 프로젝트리더팀은 기존 유선인터넷의 최대 속도인 2.5Gbps를 10배 향상시킨 25Gbps급 인터넷의 핵심 기술 ‘틱톡’을 개발해 27일 공개했다. 25Gbps는 1GB(기가바이트) 분량의 영화 세 편을 1초 만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다. 지연 시간이 거의 없이 실시간으로 대용량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 초고속 인터넷망과 증강현실, 원거리 로봇 제어 등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프로젝트리더팀은 광통신망에 들어오는 빛이 약해도 빛에 실린 정보를 깨끗이 읽고 복원할 수 있는 ‘고속 광수신 모듈’ 기술을 개발해 인터넷 정보 송수신 과정의 효율을 높였다. 여기에 광섬유로 전달되는 정보를 아주 짧은 시간에 처리해 지연을 방지하는 ‘초저지연 패킷 관리기술(MAC)’을 더해 정보 용량과 전달 속도를 동시에 높였다.

이 기술들을 한 데 묶어 하나의 보드에 장착해 실용성도 높였다. 이 보드를 아파트나 건물 등에 설치된 광네트워크단말에 설치해 업그레이드하면, 기존의 광통신망을 늘리지 않고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7일 서울과 대전 사이에 설치된 미래 네트워크 선도시험망 ‘코렌(KOREN)’을 통해 직접 시험했다. 260km 떨어진 서울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제어센터에서 대전 ETRI 7층 연구동 실험실에 설치된 로봇을 조종한 결과, 지연시간 0.001초로 거의 실시간으로 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지연시간 0.001초는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시간보다 수십~100분의 1 짧은 시간이다.

정 프로젝트리더는 “빠른 인터넷이 구축되면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도시와 지방 사이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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