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엔진개발 기술은 발사체 개발 중에서도 핵심 기술로 꼽혀 외국에서는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문제가 생겨도 외국에 물어볼 수도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나로호’(KSLV) 발사에 성공한 바 있지만, 당시 엔진은 러시아에서 가져온 것을 사용했다.
이번 시험발사체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엔진 개발을 위한 기술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했다. 75톤급 액체엔진의 연소불안정 문제를 해결한 것이 가장 큰 업적이다. 추진체가 급속히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파수와 연소실 음향장이 공진을 일으켜 불안정하게 연소가 나타나는 현장인 연소불안정은 1930년대부터 발견됐지만 현재 기술로도 해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우리 연구진은 바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시험발사체는 성공리에 발사됐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만 성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우주로 올라가는 누리호 1단에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가 들어가며, 3단에는 7톤급 액체엔진 1기가 들어간다. 이 중에서도 1단에 해당하는 75톤급 액체엔진 묶음(클러스터링)을 하는 작업은 액체엔진 4기가 동일한 출력을 내도록 해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누리호는 시험발사체보다 약 2배나 긴 47.2m다. 최대지름 3.5m, 무게 200t이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전남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18.11.28/뉴스1 이에 연구진들은 누리호 1단과 3단 개발을 위해 2019년 초부터 3단에 대한 시험을 진행하고, 2019년 말부터는 1단에 대한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고정환 본부장은 “누리호는 2021년 발사 예정이며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1단과 3단에 해당하는 연구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 누리호가 차질없이 우주를 향해 올라갈 수 있도록 정부도 꾸준히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국민의 삶과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우주기술 개발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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