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만으로도 ‘성조숙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보다 검사 민감도가 1만배 향상된 기술로, 전립선암·유방암 등 호르몬과 관련한 질병 검진에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효진·이관희 생체재료연구단 박사팀과 김기훈 도핑콘트롤센터 박사가 공동연구를 통해 비침습적 호르몬 검지법을 개발하고 소변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성호르몬을 100 아토그램퍼밀리리터(ag/ml·10–18 g/ml) 수준으로 검지하는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학계에 보고된 세계 최고 수준의 민감도로 기존 기술보다 약 1만배 높아진 수준이다.
현재 성조숙증 진단하기 위해서는 유도제 주사 후 일정한 간격으로 채혈해 주사 전과 후의 호르몬 수치를 비교하는 ‘호르몬 방출 검사’ 방식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어린이들은 반복적 채혈로 인한 통증과 이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을 호소했다.
KIST 연구진은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소변 속 여성호르몬 ‘에스트라디올’과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표시하는 나노 입자를 도입해 질량분석기 신호를 증폭했다. 한 번에 여러 종류의 호르몬을 효과적으로 검지하는 비침습적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KIST 연구진은 특정 호르몬을 검지할 수 있는 ‘항체’와 ‘압타머’(핵산)가 부착된 나노입자에 이온화가 용이한 화학물질을 동시에 도입했다. 각 호르몬을 대표하는 화학물질을 다르게 해 질량분석기가 이들 특정 화학물질을 검지하면서 타켓을 표적해 성 호르몬의 존재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이러한 비침습적 호르몬 검지법은 실험을 통해 사람의 소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앞으로 연구진은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센서소형화, 임상연구 등을 통해 시장에서의 활용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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