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원장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열린 발사 브리핑에서 ‘천리안 2A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리안 2A호 발사 공동취재단 제공)
5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정지궤도 복합위성 ‘천리안2A호’ 개발의 의미는 우리나라가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부터 조립·검증까지 진행했다는 데 있다. 지난 2010년 발사 후 지금까지 임무를 수행 중인 ‘천리안1호’는 프랑스와 공동개발했던 정지궤도 위성이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프랑스령 기아나 구루우주센터에서 공동취재단을 만나 “해외 기술 도움 없이 국내 기술로만 이뤄냈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정지궤도 위성에 대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술 자립’과 ‘기술 독립’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7월부터 ‘천리안2A호’와 ‘천리안2B호’를 개발하기 위해 시작된 ‘정지궤도복합위성 개발사업’의 근본적인 목표는 정지궤도 위성 개발기술의 자립이었다. 천리안2A호만 개발하는데 정부 지원금 총 3252억원이 투입됐으며, ‘쌍둥이 위성’인 천리안 2B호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을 합치면 총 7200억원에 달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주관으로 시작된 이 연구는 2012년 3월 각 부처의 시스템 요구사항 분석을 통해 위성 시스템에 대한 설계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상탑재체를 위성에 싣기 위해 미국 해리스 사와 탑재체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14년 2월 우주기상 탑재체를 국내 기술로 만들고자 경희대와 개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릴 발사체는 국내 기술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2015년 2월에는 아리안스페이스사와 위성의 발사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천리안 2A호는 지난 2016년 4월부터는 천리안 2A호의 조립이 시작됐다. 올해부터는 각종 성능 시험이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과 5월에는 각각 발사환경 시험과 열진공 시험을 마쳤고 7월에는 전자파 시험을 완료했다.
모든 시험을 완료한 천리안 2A는 발사를 위해 지난 10월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 구루우주센터로 운송됐다. 발사장에서도 약 50일간 기능시험이 진행됐다. 발사를 앞둔 전 주에는 발사 점검을 위한 리허설을 수행했다. 또 하루 전인 지난 4일에는 천리안 2A호를 탑재한 아리안-5 ECA 발사체가 발사대로 이송됐다.
사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 조립동에 조립이 완료된 천리안 2A호가 기립해 있는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18.12.4 이어 이날 오전 5시37분(현지시각 4일 오후 5시 37분) 천리안2A호는 아리안스페이스사의 ‘아리안-5ECA’ 발사체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 이후 약 40분 쯤 전이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다만 위성이 정상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2주에서 1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상률 부원장은 “내년 말 우리 기술로 만든 다른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2B호’도 차질없이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되고 있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순조롭게 개발될 경우 국내 저궤도 위성들은 이 발사체로 발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천리안2A호는 앞으로 10년간 고도 3만6000km 높이를 돌면서 한반도 기상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다. 기존 천리안1호보다 해상도는 4배 이상 높아졌으며 이러한 고화질 영상을 18배 빠른 속도로 지상에 전달할 수 있다.
또 기상 센서 채널 16개를 통해 관측한 데이터로 태풍·집중호우·폭설·안개·황사 등 52개나 되는 기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국지성 집중호우의 발달도 관측이 가능해 적어도 2시간 전에 이를 탐지할 수 있으며 태풍 이동 경로 추적에 대한 정확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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