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편두통, 보톡스로 치료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9일 03시 00분


[홍은심기자의 40에 미치(美致)다]

두통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동안 두통치료는 대부분 약물치료를 했다. 최근 보톡스가 두통에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freepik
두통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동안 두통치료는 대부분 약물치료를 했다. 최근 보톡스가 두통에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freepik
대한두통학회는 작년 1월 직장인 9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65명(29.3%)이 주 1∼3회 두통 증상을 겪는다고 발표했다.

만성편두통은 뇌신경의 갑작스러운 흥분으로 뇌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증상이다. 수개월이나 수년 동안 한 달에 15일 이상 혹은 1년에 180일 이상 지속적으로 통증이 일어난다. 편두통이 심하면 소리나 빛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구토나 설사, 식욕 부진, 대인기피증까지 일생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두통 치료는 원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약물 복용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두통 치료방법의 하나로 보톡스가 주목받고 있다.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만성편두통의 치료제로 보톡스를 공인했고 미국신경과학회는 만성편두통 환자들에게 보톡스를 권고했다.

편두통이 시작되면 혈관에 작용하는 칼시토닌 유전자 연관 펩타이드(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P물질, 뉴로키닌A 등의 신경펩타이드들이 신경 말단에서 분비된다. 이것은 신경말단을 민감하게 하고 뇌막 중 가장 바깥쪽에 있는 경막혈관 주위 공간으로 간질액(혈관외액)을 유출시킨다. 보톡스로 CGRP 물질을 차단함으로써 두통을 완화한다.

1997년 근육신경지, 신경과학지 등의 의학연구에 따르면 보톡스를 피부 근육 내에 주사하면 뇌로 가는 혈관 주변에 있는 근육이 마비된다. 마비가 되면 통증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억제되고 통증을 느끼는 통증 수용체를 변화시켜 두통이 완화된다. 보톡스는 머리 주위 목 근육들의 신경활동을 막아 만성 긴장성 두통과 다른 두통 장애 등에 효과를 발휘한다.

보톡스는 매일 먹어야 하는 약과는 달리 한번 주사로 3개월 정도 장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톡스 적정 유닛을 이마, 관자놀이, 뒤통수, 어깨 등 총 31군데에 주사한다.

하지만 모든 두통 증상에 보톡스가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 증상이 있고 약물과용두통을 동반한 만성편두통에 효과가 있다. 삽화편두통이나 만성긴장형 두통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보톡스 두통 치료의 부작용으로는 주사 부위 통증과 멍, 눈꺼풀 처짐이나 눈꼬리가 올라가는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그 밖에 부종, 현기증, 오심, 피부발진이 있을 수 있지만 심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

두통은 원인과 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진단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계속되는 두통을 그냥 두다가는 만성적인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두통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도움말=김병건 을지병원 신경과 교수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료#편두통#보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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