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한국시장 기만과 차별, 올해에도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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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4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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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2일(미국 현지시간) 팀 쿡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올해 2019년 1/4분기 실적 전망치를 840억 달러(한화 약 94조 3천억 원)로 낮춰 잡았다. 애초 전망치보다 5~9% 줄어든 수치다. 총수익률은 0.5% 줄어든 38%로 조정했다.

전세계에 걸쳐 아이폰 판매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한국 소비자들의 움직임 또한 심상치 않다. 그동안 까다로운 A/S, 고가 정책, 출시 지연 등 한국 소비자들만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특히 붉어지고 있다.

애플이 2018년 12월 31일까지 운영한 배터리 할인 교체 서비스(출처=애플코리아)
애플이 2018년 12월 31일까지 운영한 배터리 할인 교체 서비스(출처=애플코리아)

신제품 출시 행사를 방불케 한 '배터리 교체' 인파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도 애플 서비스센터에 신제품 출시를 방불케 한 긴 행렬이 연일 이어졌다. 2018년 12월 31일부로 '아이폰 배터리 할인 교체' 서비스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아이폰 배터리 교체 가격이 3만 4,000원에서 5만 9,000원(아이폰X는 8만 5,000원)으로 변경된다.

배터리 교체를 미루고 있던 소비자들이 연말에 한꺼번에 몰렸지만, 서비스 센터는 이를 감당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SNS 상에는 대기에만 2시간 이상 걸리고, 접수 후 다음 날 수리 제품 수령하려 다시 센터를 방문해아 하니 허비되는 시간이 많다고 호소한다.

교체 기준도 모호하다. 애플은 '우발적인 손상으로 인한 문제에는 애플 제한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가격은 애플에서 진행한 수리에만 적용된다. 결함이 있는 부품 및 제품은 애플로 반납된다'라고 공지했다. 액정이나 외관상 파손 흔적이 없어야 하고, 또한 침수와 사설 서비스센터에서 수리 받은 흔적 등이 없어야 배터리 교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애플의 이러한 배터리 교체 할인 서비스는 고객을 위한 자발적 지원이 아니라,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린 일명 '배터리 게이트' 사건 때문에 사실상 억지로 운영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교체 기준이 까다롭고 프로그램 운영 기간도 한시적이며, 서비스 센터와 인력마저 부족해 과연 소비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는 소비자가 많다.

애플 케어플러스 (출처=애플 홈페이지)
애플 케어플러스 (출처=애플 홈페이지)

한국에서는 무용지물, '애플 케어플러스'

애플이 미국과 일본에서 운영하는 '애플 케어플러스'가 유독 한국에는 없다. 애플 케어플러스는 애플이 운영하는 '스마트폰 보험' 서비스로, 소비자 과실로 아이폰이 파손되더라도 2년 동안 최대 2번까지 가장 저렴하게 수리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액정 파손은 미국 기준 최저수리비 29달러(약 3만 원), 리퍼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에는 99달러(약 11만 원)다. 한면 국내에서 정식으로 액정을 수리할 경우 35만 5,000원으로 애플 케이플러스보다 무려 10배 이상 비싸다. 3만 4,000원에 진행한 배터리 교체 할인 서비스도 애플 케어플러스라면 무료다.

이러한 혜택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이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애플 케어플러스를 가입하거나, 대행업체를 통해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애플은 지난 12월 5일부터 이마저도 차단했다. 애플은 신용카드 일련번호를 조회해 서비스 지원 국가에서 발급받지 않은 카드를 걸러냄으로써, 한국 소비자들의 애플 케어플러스 가입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X (출처=IT동아)
애플 아이폰X (출처=IT동아)

최근 아이폰 판매 이상신호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일부 애플 공급 업체들이 지난 분기 생산량을 대폭 줄이면서 신형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애플은 구형 모델 보상판매 할인 가격을 높이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애플의 한국 시장과 한국 소비자에 대한 차별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 5G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에 몰린 애플이 언제까지 한국 소비자들을 등한시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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