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자가진단 중요… 40세부터는 매년 정기검사 받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3일 03시 00분


[톡투 북] ‘나, 유방암이래’

양정현 건국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 전문의로 수십 년간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유방 전문가다. 양 교수는 환자들을 위해 ‘나, 유방암이래’라는 책을 출간했다.
양정현 건국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 전문의로 수십 년간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유방 전문가다. 양 교수는 환자들을 위해 ‘나, 유방암이래’라는 책을 출간했다.
“저기… 있잖아…. 나, 유방암이래요.”

가족들에게 이런 말을 해야 한다면? 당사자와 가족 모두 충격과 슬픔으로 마음이 무너질 것이다.

유방암 환자는 매년 늘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여성 유방암 신규 환자는 2만2468명. 2000년보다 3.6배 늘어난 수치다. 환자는 늘고 있지만 다행히 조기 진단과 치료법의 발달로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1.2%, 10년 생존율도 84.8%에 이른다.

양정현 건국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 전문의로 수십 년간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유방 전문가다. 진료 현장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과 가족들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들을 보며 의사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양 교수가 환자들을 위한 책을 발간했다. 너무나 말해주고 싶었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진료실에서는 미처 해주지 못했던, 유방암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서 모두 풀어냈다. 이번 ‘톡투 북’의 주인공은 양 교수다.

▽홍은심 의학 기자(이하 홍 기자)=책 속에 유방암 환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이 정말 많다. 특히 뒷부분은 환자의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풀어놨는데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이렇게 환자들에게 설명을 해주는가.

▽양정현 건국대 유방외과 교수(이하 양 교수)=우리나라 진료 현장이 환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을 해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미안하고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하다. 의사에게 답을 얻지 못한 환자들은 환우 단체나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돌아다니는 이야기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다 자칫 잘못된 지식들을 믿게 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환자들의 두려움을 키우거나 치료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홍 기자=모든 암이 그렇듯 유방암도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유명 배우 앤젤리나 졸리도 그래서 유방을 제거하지 않았나. 실제 유방암 환자 중 어느 정도가 유전으로 암이 생기나.

▽양 교수=유방암 발병 원인은 생활환경, 호르몬 등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시기가 늦어지는 것도 유방암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족력이 있어서 발병했다고 여겨지는 유방암은 환자의 10% 정도다.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유방암 발생 위험을 90∼95% 정도 낮출 수 있지만 생존 이득에 관한 근거는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

▽홍 기자=유방암은 자가진단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의심 증세가 멍울이 만져지는 것인데 일단 무언가 잡히면 유방암인가.

▽양 교수=촉진을 했을 때 부드러운 혹이 만져지면 대부분 지방덩어리일 경우가 많다.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서 이런 현상이 많다. 폐경 전 여성은 유방조직이 겨드랑이로 꼬리처럼 퍼져 있는 부유방일 수 있다. 또는 생리를 하면서 붓고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아니면 섬유선종일 수도 있으니 멍울이 만져졌다고 겁부터 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홍 기자=지금 힘겹게 투병 중인 유방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양 교수=암이 곧 사형선고처럼 여겨졌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치료 방법이 많이 발전했다. 희망을 놓지 않고 관리를 잘하면 나을 수 있는 병이다. 40세 이상에서는 매년 유방 촬영과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평소 자가진단도 게을리하지 않고 이상 증세가 느껴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암 진단을 받았다고 무서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양정현 교수가 알려주는 ‘유방암 자가진단법’

거울 앞에서 유방 관찰하기

① 유방의 전체적인 모양, 좌우 대칭, 피부, 유두 색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본다.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는지, 피부에 발진이 없는지, 피부가 두꺼워졌거나 움푹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본다.

② 차렷 자세, 양손을 위로 든 상태, 상체를 앞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변화를 살핀다.

반듯이 누운 자세에서 손으로 검진하기

① 어깨 밑에 타월을 받치고 반듯이 눕는다.

② 검진하려는 쪽의 반대편 손으로 검진을 시작한다. 가슴이 큰 여성은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서 반대쪽 가슴을 검진한다.

③ 3, 4개의 손가락 마디를 이용한다.

④ 가슴을 상하좌우 직선 방향, 방사선 방향, 원 방향으로 부드럽게 눌러가면서 멍울이 만져지는지 확인한다. 적절히 압력을 가해 뼈가 닿는 느낌까지 눌러 보는 것도 좋다.

⑤ 샤워하면서 비누가 살짝 묻은 상태에서 하면 맨손으로 할 때보다 좀더 민감하게 촉진을 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료#양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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