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화된 올인원(All in One) PC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디자인 및 공간 활용성, 그리고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중시한다. 이는 노트북이나 일반 데스크톱PC에선 느낄 수 없는 올인원 PC만의 매력이다. 다만, 시중에 팔리는 올인원 PC 중에는 디자인만 중시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내부 사양(CPU,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이나 부가기능을 중시하는 일부 고급 사용자들은 올인원 PC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인원 PC 특유의 매력을 극대화하면서 내실도 충실한 제품이라면 어떨까? HP의 엔비 커브드 올인원 34(HP ENVY Curved All-in-One 34)가 그 후보가 될 수 있겠다.
몰입감 높은 고화질 34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HP 엔비 커브드 올인원 34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34인치 크기의 커브드 화면을 탑재한 올인원 PC다. 본 제품의 화면은 살짝 휘어 있어 독특함을 더해줄 뿐 아니라 콘텐츠 감상 시 몰입감도 높다. 화면 주변의 베젤(여백) 부분도 1cm 정도로 상당히 좁은 편이라 보기에도 좋다.
화면 해상도는 WQHD급인 3440 x 1440으로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에 비해 한층 정밀도가 높으며, 화면비 역시 21 : 9로, 일반적인 19 : 9 화면에 비해 길다. 이는 특히 극장용 영화의 화면비에 가깝기 때문에 화면 상하의 레터박스(검은 부분)를 최소화한 깔끔한 레이아웃으로 영화 시청이 가능하다.
모니터 상단에는 풀HD급(1920 x 1080) 영상의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가 달려있다. 이 카메라는 평상시에는 내부에 숨어있다가 상단을 누르면 나오므로 깔끔한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하단 본체와 모니터를 있는 스탠드는 화면의 전후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하단의 본체는 직육면체 형태이며, 두께가 3cm 정도로 얇고 모니터 후면과 스탠드에 표면에 원목 무늬 처리를 해서 시각적인 만족도가 높다. 본체 전면에는 유명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의 기술이 적용된 쿼드 스피커가 탑재되었다. 본체 상단 우측의 로고로 이를 확인할 수 있으며, 로고 오른편의 원형 터치 컨트롤러를 통해 음량조절을 할 수 있다.
탑재된 뱅앤올룹슨 스피커는 본체 내장 스피커답지 않게 음량이 상당히 큰 편이다. 물론 대형 스피커 수준의 강력한 저음은 기대할 수 없지만, 소리의 전반적인 표현력이 좋기 때문에 발라드나 재즈 음악을 즐겨 듣는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을 듯하다.
그 외에 본체 상단 우측에는 각종 모바일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기를 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S/노트 시리즈, LG전자 G / V 시리즈, 아이폰 시리즈(8 이후) 등의 Qi 규격 무선 충전 기술을 지원하는 기기라면 여기에 올려 두고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갤럭시노트9와 같은 일부 스마트폰의 경우는 고속 무선 충전도 가능함을 확인했다.
외부영상 출력 외에 입력도 가능한 HDMI 포트 눈에 띄네
본체 우측면에는 전원 버튼 및 USB 포트 2개, SD카드 슬롯 및 음성 입/출력 겸용 포트를 탑재했다. USB 포트의 경우 USB 3.1 속도를 지원하며 2개 중 하나는 최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USB 타입-C 포트 규격이다. 신형 모바일 기기 등에서 적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규격이기도 하다. 참고로 일부 HP 엔비 커브드 올인원 34 모델은 최대 40G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내는 썬더볼트3 기술을 지원한다.
본체 후면에는 USB 3.0 포트 4개 및 HDMI 포트 2개(입력/출력), 그리고 기가비트(1Gbps) 유선 랜 포트 및 전원 포트, 도난 방지용 캔싱턴 락 홀 등을 갖췄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2개의 HDMI 포트다. 이 중 1개는 외부의 TV나 모니터로 올인원 PC의 영성 및 음성을 내보내는 출력용 포트이며, 또 하나는 외부 단말기의 영상을 올인원 PC의 모니터로 표시할 수 있는 입력용 포트다. 외부의 콘솔 게임기나 셋톱박스,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을 연결해 HP 엔비 커브드 올인원 34를 일반 모니터처럼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이 HDMI 입력 기능은 윈도우에 설치된 HD 디스플레이 컨트롤 소프트웨어, 혹은 본체 뒤의 HDMI 입력 전환 버튼을 이용해 쓸 수 있다. 참고로 윈도우 부팅을 하지 않아도 PC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후면 전환 버튼만 누르면 HDMI 입력 기능을 쓸 수 있다.
본체에 동봉된 키보드와 마우스는 둘 다 무선 규격이며, PC 내부에 전용 수신기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별도의 수신기를 꽂거나 설정을 해 주지 않아도 바로 쓸 수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 둘 다 기능적으로는 평범하고 무난하다.
고성능 8세대 코어 i7 프로세서에 지포스 GTX 1050 그래픽의 조합
내부 사양도 주목 할 만하다. 리뷰에 이용한 HP 엔비 커브드 올인원 34-b101 모델의 경우(모델 별로 세부 사양 다름), 8세대 인텔 코어 i7-8700T(2.4GHz)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6개의 물리적 코어로 구성되었으며, 여기에 하이퍼쓰레딩(물리적으로 1개인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눠 전체 코어 수가 2배로 늘어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음) 기술을 더해 총 12쓰레드(논리적 코어)로 구동한다.
그 외에 시스템 메모리는 DDR4 규격의 8GB를 탑재했으며 게임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구동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그래픽카드의 경우, 엔비디아의 중급형 모델인 지포스 GTX 1050(4GB)를 갖추고 있다. 디자인만 강조하고 내부 사양이 부실하던 기존의 올인원 PC 대비 상당히 충실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장장치의 구성도 적절하다. SSD(256GB)와 HDD(2TB)를 함께 탑재하고 있어 속도와 용량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SSD의 경우, 기존의 SATA 규격 SSD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내는 NVMe 기술을 지원하므로 체감 성능이 좋은 편이다. 특히 부팅이나 프로그램 실행 속도가 상당히 민첩하다. 웹 서핑이나 동영상 감상, 문서작성 등의 일상적인 이용이 쾌적하며, 동영상 편집이나 UHD 급 영화 감상 등의 어느정도 성능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무리없이 대응이 가능하다.
게임 구동 능력도 갖췄다. 최신 온라인 액션 RPG인 ‘로스트아크’를 구동해 보니 3440 x 1440 해상도(WQHD급) 기준, 그래픽 품질 ‘최상’ 상태의 초당 프레임 수치는 평균 40프레임 전후, ‘상’ 에서는 평균 50프레임 전후를 기록했다. 3440 x 1440 해상도에서 초당 60프레임 이상으로 플레이하고자 한다면 그래픽 품질을 ‘중’ 정도로 맞추면 된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1920 x 1080(풀HD급) 해상도에선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높여도 평균 60프레임 이상으로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로스트아크는 본래 21 : 9 화면 비율을 지원하는 게임이라 HP 엔비 커브드 올인원 34에서 플레이하기에도 적합하다.
비싸지만 매력적인 '재색겸비' 올인원
HP 엔비 커브드 올인원 34 시리즈는 사양에 따라 200~300만원 사이에 팔린다. 저렴한 제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시각적 만족도가 높은 커브드 화면에 고급스러운 디자인, 그리고 충실한 하드웨어 사양을 갖추고 있어 돈 값을 못한다는 생각도 그리 들지 않는다. 특히 뱅앤올룹슨 스피커에 무선 충전기, HDMI 입력 등의 부가 기능은 다른 올인원 PC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특징이기도 하다. 물론 단순히 가격대비 하드웨어 사양에 집중하는 마니아에게는 추천하기 어렵겠지만, 종합적인 멀티미디어 능력 및 공간활용성, 인테리어 효과 등을 두루 갖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겐 이만한 제품도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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