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승주]“‘손목터널증후군’은 단순 근육통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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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주 연세건우병원 주·수부외과 원장
하승주 연세건우병원 주·수부외과 원장
필자의 중점진료 과목은 주·수부관절 질환이다. 필자가 만난 환자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왜 아픈지 알고 싶은 환자와, 여러 정보를 수집해 스스로 자가진단을 내리고 온 환자. 후자의 경우 내가 아픈 이유를 알기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접하는 정보의 정확성에 따라 자칫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목터널증후군 같은 경우다.

필자가 전업주부 환자에게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알려주자 환자가 본인은 사무직이 아니라며 당황해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대중들에게 손목터널증후군은 사무직의 직업병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 ‘workers comp news’ 자료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은 사무직보다 제조업 및 생산직 종사자에게서 2배 이상 높게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정보 공개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약 70% 이상이 40대 이상 중·장년 여성이었다. 본원에서 진행한 내원환자 직군 분류에서도 매일 일정량의 가사노동이 반복되는 전업주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보다 더 큰 오해는 ‘근육통’으로 알고 있는 경우다. 우리 손의 감각과 움직임을 관장하는 신경을 정중신경이라 부른다. 정중신경은 손목의 수근관 터널을 통과하는데 손목을 과다 사용하다 보면 수근관 터널 위의 횡수근인대가 두꺼워진다. 이 때문에 무거워진 횡수근인대가 수근관 터널을 누르고 그 안의 정중신경도 함께 압박해 손저림이나 손목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손목통증과 저림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라면 손목의 휴식과 체계적인 수부재활을 통해 증상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전에는 정중신경 주행경로 전체를 절개해 수술한 탓에 수술 후 통증과 절개부위 회복과 감염예방을 위해 치료가 오래 걸렸다.

그러나 최근 손목터널증후군 수술도 미세침습수술이 가능해 수부관절내시경을 활용한 비절개 내시경으로 한다. 따라서 절개에 따른 통증과 치료기간에 대한 부담이 없고 수술시간도 20∼30분 내외로 짧아 당일수술과 퇴원이 가능하다.

하승주 연세건우병원 주·수부외과 원장
#헬스동아#건강#연세건우병원#손목터널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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