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엘리베이터는 대부분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간혹 엘리베이터 내 환자와 보호자 등이 있는 상황에서 직원이나 의료진이 환자의 병명이나 증상을 애기하거나 환자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는 대화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환자와 보호자는 많이 곤혹스럽습니다. 이번 병문바(병원 문화를 바꾸자)에서는 병원의 일부 의료진들이 환자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다른 환자의 개인정보나 험담으로 주변 환자와 보호자를 불편하게 하는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병원 의료진들은 업무에 열중하느라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가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환자상태에 대한 전화를 받았을 때 짜증을 내며 통화를 하거나 간호사가 입원환자와 보호자의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숙덕거리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환자와 보호자는 진료실, 병실, 주사실 등 환자치료를 위한 곳에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병원 로비와 복도, 대기실, 원무창구, 휴게실 그리고 이동공간인 엘리베이터에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들은 환자와 함께하는 공간에서는 급한 건이 아닌 이상 서로 간 대화를 자제해야 합니다. 또 환자와 같이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전화가 왔을 때는 “지금 엘리베이터입니다. 병동 이동 중이니 잠시 후 전화 드리겠습니다”라고 일단 전화를 끊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통화를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또 엘리베이터에서 간호사들이 서로 대화를 하다가도 문이 열리고 환자가 탑승하면 대화를 잠시 멈추고 환자에게 가벼운 목례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환자경험실 김병연 팀장은 “병원에서 의료진들은 대화에 열중하느라 주변 환자들을 투명인간처럼 생각해 의식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환자는 진료실과 병실뿐 아니라 병원의 모든 공간에서 환자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병원 어느 곳에서 의료진의 대화를 듣고 있을지도 모르는 환자와 보호자를 의식하고 병원의 모든 공간에서 밝은 표정으로 그들을 대하는 순간,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환자의 신뢰는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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