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호신술 강좌’ 열어
“위험상황, 갑자기 닥쳐 평소 호신술 익혀 두면
의료인-환자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 될 것”
지난달 29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의료인을 대상으로 하는 호신술 강좌가 열렸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있는 명지병원에서다. 명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였던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의료인에 대한 폭력에 의료인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이 강좌를 마련했다. 강좌는 이 병원 T관 6층 직원휴게실 누리마루 헬스클럽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보안경호 전문업체인 ADT캡스의 전문경호팀 이용주 팀장이 강사로 나서 이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간호사, 직원 등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좌를 진행했다. 먼저 이 팀장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호신용품을 소개했다. 호루라기, 호신 스프레이, 전자 호루라기, 호신봉, 삼단봉, 경보기, 전기충격기 등 호신용품은 다양했다. 이 제품들은 주로 타인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데 사용된다. 최근에는 직접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호신용 스프레이가 많이 팔린다고 한다.
이 팀장은 “호신술의 3대 원칙은 △절대 당황하지 않고 △상대방의 힘을 역으로 이용해 △그 상황에서 즉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좌에서는 △손을 잡혔을 때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 △멱살을 잡혔을 때 휴대전화를 이용해 빠져나가는 방법 △뒤에서 안겼을 때 힘을 역이용하는 방법 △어깨를 잡았을 때 손가락을 이용하는 방법 △손을 잡고 끌고 가려 할 때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는 방법 등 현장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호신술을 소개했다.
이 팀장은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은 주변에 물병이나 모니터 등 본인을 보호할 수 있는 방패막이를 최대한 많이 마련해 놓는 것이 좋다”며 “호신술은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본인의 힘이 약하더라도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강좌를 들은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민하 교수는 “동작 자체가 어렵지 않고 생활 속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도 배우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강좌를 주관한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송후림 과장은 “전국적으로 병원 내 각종 폭력 사건과 사고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며 “국가나 병원에서도 여러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의료인의 안전을 보장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험상황은 갑자기 닥치기 때문에 평소 호신술을 익혀놓는 것이 의료인과 환자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호응이 좋으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도 호신술 강의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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