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경구]탈모, 더이상 남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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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는 더 이상 남성들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들도 빠르면 20대부터 탈모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탈모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2만 명이 넘는다. 그중 여성 환자는 약 43.8%를 차지했다. 여성 탈모는 유전, 무리한 다이어트, 면역기능 이상, 출산이나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등을 주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면서 이마가 벗겨지는 M자형 탈모가 많이 나타난다. 반면 여성은 헤어라인은 유지되지만 이마 위부터 정수리까지 라인을 따라서 모발이 가늘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요즘에는 탈모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민간요법과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에 의존해 탈모가 호전되길 기다리다 결국 머리숱이 듬성듬성해지고 두피가 드러나기 시작한 뒤에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일반적으로 탈모 치료는 약물이나 모발 이식을 활용한다. 약물은 탈모를 예방하는 보존적 방법에 주로 효과적이고 보다 빠른 치료를 원한다면 모발이식이 적합하다. 모발이식은 단기간에 가장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치료법이다.

모발이식은 탈모 유전자가 없는 후두부(머리 뒷부분)의 모낭을 채취해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옮겨 심는 것을 말한다. 후두부는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복합적인 탈모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모낭의 분리 방식에 따라 크게 절개법(FUT)과 비절개법(FUE)으로 구분한다. 절개법은 필요한 모낭만큼 두피 면적을 떼어낸 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방식이다. 비절개법은 모발 사이사이에서 필요한 모낭만을 하나씩 채취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절개냐 비절개냐를 구분하는 것은 채취 방법의 차이일 뿐 모발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취한 모낭을 탈모 부위에 재배치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모낭 하나에 1개의 모발을 가질 수도, 2∼3개의 모발을 가질 수도 있다. 고유한 모발 상태와 밀도 등이 개인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의사는 환자의 모발 상태를 고려해 수술 계획을 세우고 채취한 모발을 최대한 자연스럽고 정교하게 재배치해야 한다.

모발이식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모낭 단위 이식 수술이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모낭’이 아닌 ‘모’를 유독 강조한다. 모(毛)는 흔히 말하는 모발 한 가닥을 말한다. 모낭(毛囊)을 한자로 풀이하면 모의 주머니이다. 보통 모낭에는 1∼3개의 모발이 포함돼 있다. 1000모낭이라고 한다면 2000모 정도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모발이식을 생각하고 있다면 몇 모인가를 기준으로 삼지 말고 몇 개의 모낭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결국 모낭의 수만큼 이식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모발이식을 받았다고 해서 탈모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식한 모발뿐만 아니라 이식하지 않은 기존 모발까지 빠질 수 있다.

따라서 모발이식 후 환자 스스로도 절제된 생활과 의사의 처방에 따라 두피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결국 모발이식은 탈모 치료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경구 바노바기 성형외과 원장
#헬스동아#건강#바노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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