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연구진, 염색체 복제 메커니즘 밝혀…“유전질환 치료 활용 기대”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3일 19시 17분


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

강석현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연구위원(윗줄 왼쪽 세 번째), 김하진 UNIST 생명과학과 교수(윗줄 오른쪽 두 번째)와 참여 연구진의 모습. © 뉴스1
강석현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연구위원(윗줄 왼쪽 세 번째), 김하진 UNIST 생명과학과 교수(윗줄 오른쪽 두 번째)와 참여 연구진의 모습. © 뉴스1
국내 연구진이 염색체 복제는 물론 손상된 염색체가 복구되는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생명체 필수 대사과정인 염색체 복제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로 생명의 근원이나 유전 질환 원인을 밝히는 데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강석현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연구위원팀이 김하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팀과 공동으로 염색체 복제가 끝나면 DNA와 결합했던 증식성세포핵항원(PCNA)이 다시 분리되는 것을 도와주는 단백질인 ‘ATAD5-RLC’에 의해 분리되는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염색체 복제는 생명체의 유지와 유전정보 전달을 위한 필수 대사과정이다. 염색체 복제는 DNA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이 DNA와 결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중 고리 형태 단백질인 PCNA는 바늘구멍에 실을 꿴 모양으로 DNA와 결합해 염색체를 복제하고 손상된 염색체를 복구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PCNA가 DNA와 분리돼 염색체 복제 과정이 종료된다.

만약 제때 분리되지 않고 계속 결합된 상태로 있다면 염색체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이 유발될 수 있다.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앞선 연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생쥐 모델 실험으로 확인했다. 그럼에도 PCNA가 임무를 끝낸 뒤 DNA에서 떨어져 나가는 원리는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증식성세포핵항원(PCNA)과 DNA의 결합 및 분리 메커니즘 © 뉴스1
증식성세포핵항원(PCNA)과 DNA의 결합 및 분리 메커니즘 © 뉴스1
연구진은 단백질 ATAD5-RLC이 DNA와 PCNA의 분리에 관여할 것으로 가정했다. 이후 이를 규명하기 위한해 실시간으로 결합과 분리를 관찰할 수 있는 ‘단분자 형광 이미징 실험법’을 고안했다.

그 결과 ATAD5-RLC 단백질이 PCNA의 닫힌 고리를 열어 DNA로부터 분리시켜 염색체 복제를 종료시키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PCNA의 분리에 필요한 ATAD5-RLC의 구조적 특성도 확인했다. 또 ATAD5-RLC 단백질이 정상적인 염색체 복제 종료 뿐 아니라 염색체 손상으로 변형된 PCNA도 DNA로부터 분리해 염색체 손상 복구 종료에 관여함을 밝혔다.

명경재 단장은 “이번 연구로 인해 생명의 근원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면서 “염색체 복제가 정확하게 종료되지 않으면 암과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유전 정보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궁극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3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실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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