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투만 입으면 무거운 역기 번쩍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2일 03시 00분


국내팀, 입는 근력보조 로봇 개발

의복형 근력 보조로봇으로 마네킹이 역기를 들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의복형 근력 보조로봇으로 마네킹이 역기를 들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 근력을 보조할 수 있는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박철훈 책임연구원팀이 옷감처럼 가볍고 돌돌 말 수 있는 동시에 필요할 때만 선택해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은 대부분 외골격형 웨어러블 로봇이다. 모터나 공기 압력을 이용하는 방식이어서 무겁고 소음이 있는 데다 비싼 게 단점이다.

연구팀은 형상기억합금에 전류가 흐르면 수축하는 특성을 적용했다. 지름 0.5mm 이하의 가는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다발로 만들어 20g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근육처럼 수축할 수 있고 10kg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유연구동기를 개발했다.

유연구동기와 배터리, 제어기 등을 모두 포함한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무게는 약 1kg으로 일반 성인이 입는 점퍼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근력 보조가 필요할 때만 선택해 로봇과 신체를 연동할 수 있어 전력 낭비가 적고, 평소 일상복처럼 입고 다닐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어깨와 허리, 다리 등 전신을 보조할 수 있는 다양한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은 택배, 물류 등 특정 신체 부위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분야에서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고령화 시대 노동 인력 감소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라며 “저렴하고 편안한 웨어러블 로봇으로 대중화해 해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6월 24일자에 게재됐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근력보조 로봇#입는 로봇#의복형 보조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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