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미디어협회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경민 교수를 초청해 게임에 대한 오해를 설명하고, 게임과 뇌의 상관관계를 소개하는 ‘비디오 게임에 대한 뇌인지 과학적 이해' 토론회를 지난 24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강연을 진행한 서울대학교 의학과와 대학원협동과정 인지과학전공 이경민 교수는 전세계에서 발표한 게임과 뇌 기능에 관련된 연구 논문을 소개하고, 게임에 대한 오해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이경민 교수는 일각에서 게임과 마약의 상관관계를 주장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도파민에 대해 "일상생활에서도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일 뿐 게임을 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해서 게임이 유해하다는 것은 잘못된 억측"이라고 꼬집었다.
‘도파민(Dopamine)’ 은 뇌에 존재하고 있는 신경 물질 중 하나로, 뇌에 존재하는 수십 수백억 개에 이르는 뇌세포들이 정보를 주고받을 때 사용되는 물질이다.
이 도파민은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보상을 얻는 행위에서 분비되고, 필요한 내가 필요로 하는 행동을 더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데, 연애, 공부, 취미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분비가 되기도 하며, 너무 많이 분비되면 여러 행동장애가 생기고, 너무 적게 분비될 때 생기는 질병이 바로 치매로 불리는 ‘파킨슨 병’이다.
이 교수는 "게임 플레이 시 약 30~50% 이상의 도파민 수치가 증가하지만, 음식을 먹을 때 도파민이 50% 이상 상승하고, 보상이 있는 행위인 섹스는 두 배 상승하며, 코카인은 12배, 각성제는 무려 800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에서 보듯 단순히 도파민이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이 도파민이 얼마나 많이 분비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 교수는 세상의 모든 약은 과용하면 중독이나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만, 또 먹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듯 도파민이라는 수치에만 집중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게임과 마약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마약을 할 때 도파민이 나온다 -> 게임을 할 때도 나온다 -> 게임은 마약이다"는 삼단논법 식의 연구는 완전한 엉터리 연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마약 중독자들의 뇌와 게임 이용자들의 뇌의 차이점도 소개했다. 그는 도파민이 뇌에 분비가 되면 혈액에 녹아들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데, 마약 중독자들의 혈중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연구를 진행한 데이터와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긍정적인 인지기능 향상’과 소위 ‘머리 좋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변화가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게임의 유용성을 크게 세가지로 분류했다. 게임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전혀 경험할 수 없는 버추얼 리얼리티를 체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소는 뇌 발달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뇌는 새로운 경험을 하면 신경 전달 물질이 자주 배포되고, 뇌 속에 새로운 연결이 생기는데, 신경 세포들의 연결성이 느슨해지고 없어지는 것이 치매의 초기 증상일 정도로 이러한 뇌 세포들 간의 연결 고리는 뇌의 능력향상에 굉장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로운 연결이 생성되었으면, 반복학습을 통해 마치 도로를 넓히듯이 연결을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게임 오버를 당해도 반복적으로 하면 점점 실력이 상승하는 것은 이 뇌 속의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가장 큰 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가상 현실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은 현실에서 발생할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다양한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액션 비디오 게임을 많이 하면 시각 기능 중, 주의 집중력이 좋아지는 연구 결과가 존재하고, 비디오 게임을 많이 하면 창의력, 주의력, 인지조절 능력, 공간 집약력, 인지 부화, 등의 인지 기능이 좋아진다는 의학 논문을 소개하며, 인지기능과 게임이 상관관계에 있는 것은 이미 입증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게임과 뇌 능력 향상의 연관 관계 중 기억력, 언어능력 등의 능력은 빠져 있는데, 이 것은 지금까지 기억력, 언어능력을 높일 수 있는 게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회적 협동 능력, 공감능력 등의 요소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게임이 등장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경민 교수는 "게임의 과용은 질병의 관점이 아니라, 자기 통제력 발달의 과제로 바라봐야 하며, 인지기능의 발달 과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함께해야 한다"라며, "게임의 선용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 활동으로 발전시킬 사회적인 활동이며, 단순히 하나의 면을 보는 것이 아닌 게임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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