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초
물에 희석해 먹거나 요리에 활용… 적정량 먹으면 뼈 건강에 도움
장기간 섭취하면 골다공증 악화
식초는 자연이 만든 최고의 식품이다. 쉽게 상하지 않아 보관이 용이하고, 예로부터 조미료로는 물론 약으로도 사용했다.
한동하 한방내과 전문의는 “식초는 발효산물이기 때문에 발효가 진행되면서 원재료의 다양한 유효성분이 나온다”며 “특히 발효 과정에서 고분자 화합물이 저분자 화합물로 쪼개지기 때문에 인삼, 홍삼, 버섯 등으로 식초를 만들면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식초를 만들면 발효를 제대로 시키기 어려워 부패되는 경우가 많다. 한 전문의는 “이때 막걸리를 이용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막걸리에 부가 재료를 넣으면 질환별 맞춤 식초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막걸리를 이용해 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생막걸리의 뚜껑을 딴 뒤 부직포나 면포로 입구를 막는다. 2∼3일에 한 번씩 흔들어 주면 일주일째부터 초산발효가 일어나고 한 달이면 막걸리 식초가 완성된다.
막걸리 식초를 만들 때 발효가 잘되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선 향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발효가 잘 진행되고 있다면 향긋한 향과 식초 냄새가 나지만, 부패한 경우 구린내나 악취가 난다. 두 번째는 초막이다. 초산발효가 진행되면 맨 위에는 얇은 막이 끼게 된다. 이것을 초막이라고 부르는데 2∼3일 간격으로 저어주면 깨지면서 가라앉는다. 초막을 깨뜨려주면서 중간중간 저어주는 이유는 초산균들에 산소를 적절하게 공급해 주기 위해서다.
식초는 그 자체로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포함된 재료의 생리활성 물질들에 따라서 효능도 달라진다. 복용법도 간단하다. 막걸리 식초는 물에 희석해서 먹거나 요리에 활용하면 된다. 원액을 섭취할 경우 인후염, 식도염, 소화성 궤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물에 희석해 마셔야 한다. 희석한 식초물은 하루 20mL 정도면 충분하다.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빨대로 먹는 것도 좋다.
식초는 적정량을 먹었을 때 칼슘 흡수율을 높여 뼈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많은 양을 장기간 섭취하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심한 뼈엉성증(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60대 이상 여성은 다량 섭취 시 골다공증이 심해지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 3개월이면 숙성… 막걸리 이용해 식초 만드는 방법 ▼
집에서 간단하게 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막걸리(750mL) 3병, 누룩 3숟가락, 넣고자 하는 재료를 준비한다.
소독한 유리병이나 작은 항아리를 준비한다. 용기는 끓는 물로 안을 한 번 씻어내 소독한다. 용기를 소독하지 않으면 잡균이 들어가 안정적으로 발효가 일어나지 않고 부패할 수 있다. 소독한 유리병에 막걸리 3병을 넣는다. 바닥의 앙금까지 남기지 않고 넣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막걸리의 앙금은 탄수화물과 효모 덩어리로 발효의 주체가 된다. 효모가 발효의 주인공이라면 탄수화물(당분)은 먹이가 된다.
막걸리 식초에 넣을 추가 재료는 깨끗하게 세척해 믹서기에 넣고 갈아준다. 재료의 양은 막걸리 양의 절반 정도가 적당하다. 말린 재료 역시 믹서기를 이용해 잘게 가루를 내고, 말리기 전 원재료의 수분 양을 추측해 생수를 추가하면 좋다. 말린 재료들은 막걸리의 수분을 모두 흡수하는데, 수분이 너무 없으면 발효가 잘 진행되지 않는다.
누룩은 3숟가락을 넣는다. 누룩의 양은 막걸리 작은 병으로 1병당 1숟가락 정도면 적당하다. 막걸리 속에 이미 효모들이 있지만 누룩을 넣으면 안정적으로 발효가 된다.
재료를 모두 넣었으면 용기의 입구에 부직포나 한지, 면포를 대고 고무줄로 잘 봉한다. 부직포, 한지, 면포로 막는 이유는 발효가 진행되는 동안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서다. 막걸리를 식초로 만드는 초산균은 산소(공기)를 좋아하는 호기성 세균이다.
특히 초산균은 자외선에 쉽게 죽기 때문에 25∼30도의 그늘진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초산발효가 진행되면 초막이 생기는데 3일에 한 번씩 바닥까지 저어 산소를 골고루 녹여준다. 이렇게 한 달이 지나면 식초가 된다. 완성된 식초는 큰 면포 주머니로 걸러서 보관한다. 식초는 한 달째부터 먹을 수 있고, 3개월이 지나면 제대로 숙성되면서 향미가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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