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PS부문장 황현식 부사장은 상무 이상 임원 12명과 함께 이달부터 10월까지 두 달여 간 임원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평균 연령 53.1세인 이들을 가르칠 ‘멘토’는 평균 연령 26.7세의 신입사원 24명이다. 프로그램 내용은 ‘요즘 것들의 취준(취업준비)’ ‘물어보면 꼰대 되는 질문’ ‘트렌디한 패션 코디네이팅’ 등이다.
○ 90년대생이 온다, 회사에
27일 경제계에 따르면 올해 새롭게 떠오른 화두는 ‘밀레니얼 세대’다. 1980, 90년대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가 본격적으로 회사에 들어와 실무를 맡게 되면서다.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구분되지만 함께 일해야 할 동료이기에 이들을 연구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역(逆)멘토링은 그중 하나다. 임원들도 신입들의 성향을 공부해야 조직을 잘 이끌 수 있다는 발상에서 나왔다. LG유플러스 전체 직원 1만400명 중 1980년 이후 출생자가 60.7%에 이른다. 조직 내에서 이들을 이끌어야 할 리더들이 재교육을 받고 있는 이유다. 황상인 LG유플러스 최고인사책임자(CHO·부사장)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IBM, 구찌 등 유수의 기업들이 이미 역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 직원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야 할지도 회사로서는 고민이다. 지난해 딜로이트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을 구할 때 우선으로 생각하는 요소 중 상위권은 ‘금전적 보상과 복지’(75%) ‘긍정적 기업 문화’(57%) ‘유연근무제’(54%) 등이 차지했다. 직업 안정성이나 직무 전문성 등은 후순위로 밀렸다. ‘2년 이내에 현 직장을 떠날 것’이라고 답한 비중도 절반 이상(52%)이었다.
포스코그룹의 직원 교육을 담당하는 포스코 인재창조원은 2월 ‘밀레니얼 세대 코칭 방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그룹사 임원들과 포스코 직책자들에게 배포했다. △업무를 지시할 때 “이 일은 김 대리에게도 도움이 될 거야”라는 코멘트 추천 △커뮤니케이션 할 때 “조언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와”라는 코멘트 추천 △123법칙(1번 말하고 2번 경청하고 3번 공감하라)을 지켜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 주류 소비자로 떠오른 밀레니얼
밀레니얼 세대는 앞으로 소비시장을 이끌어 갈 주축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구매자 중 73%, TV 구매자 중 69%가 밀레니얼 세대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렇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로만 구성한 조직을 따로 만들어 이 안에서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거나 기업 비전을 마련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80년 이후 출생한 직원 30여 명이 속한 밀레니얼 커미티(위원회)를 만들어 여기서 나온 의견을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신혼부부를 주요 타깃으로 마음대로 소재, 색상 등을 바꿀 수 있도록 한 냉장고 ‘비스포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모바일 상품권(기프티쇼)이 주력 사업인 KT엠하우스도 20, 30대가 구매 비중의 56.3%를 차지한다. 올해엔 밀레니얼 세대 직원으로만 구성된 비전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회사 전체의 미션과 비전, 핵심 가치를 설정하도록 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6일 열린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밀레니얼 세대,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를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분리는 미국 기업계에서도 뚜렷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향후 기업들은 이 세대 특유의 직업 가치관과 소비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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