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넷북'으로 분류되던 제품을 기억하는가? 넷북은 12인치 이하의 소형 노트북으로, 14~15인치 제품 대비 가벼운 무게로 승부를 두었었다. 하지만 넷북은 일반 노트북보다 더 두꺼운 데다가, 경량화를 위해 성능을 희생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성능이 떨어지니 넷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은 웹서핑, 영상 감상 정도였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등장함과 동시에 사라졌다. 넷북이 남긴 교훈이 있다면, 경량화에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넷북의 빈자리는 인텔 주도로 등장한 울트라북이 차지했고, 넷북의 실패를 교훈 삼아 다른 방향을 추구했다. 얇고 가벼운 데, 화면도 커야 한다. 가격 경쟁력과 확장성이 떨어질 순 있어도 성능까지 양보해선 안 된다는 점도 핵심이었다. 그래서 크기가 작지만, 두께가 두꺼운 넷북 대신, 얇고 가벼운 초경량 노트북 형태가 등장하기에 이른다.
다만 경량화 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초기 단계의 울트라북은 매우 값비싼 물건이었다. 부품 자체를 얇게 만들어야 하고, 발열 해소까지 고려해야 하니 비쌀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생산량이 늘수록 가격도 내려가는 규모의 경제 원칙이 적용되다 보니, 이제는 얇고 가벼운 노트북도 100만 원대 내외로 구매할 수 있다. 이제는 얇고 가벼운 것은 기본이고, 차별화된 성능까지 하나쯤 있어야만 살아남는다. 15.6인치 화면과 쿼드코어 CPU, 하지만 무게는 1.4kg인 한성 올데이롱 TFX255
지난 2~3년간 한국 노트북 시장의 대세는 초경량화였다. LG전자의 초경량 노트북인 '그램'이 14~17인치 경량 노트북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그램을 포함한 초경량 제품은 동일 성능 대비 가격이 30~40% 비싸다. 얇게 만드니 어쩔 수 없이 비싸진다. 그래서 무게가 조금 늘어나더라도,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있다.
한성 올데이롱 TFX255가 겨냥하는 시장이 바로 이 시장이다. 15.6인치 화면이지만, 1.4kg으로 가벼운 편이며, 인텔 4코어 8스레드 프로세서인 코어 i5-8265U와 엔비디아 보급형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MX250 2GB를 탑재해 무게와 가격 대비 성능비를 동시에 잡았다. 특히 '올데이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91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동급 최고 수준의 사용 시간을 제공한다.
80만 원대 후반으로 저렴한 편에 속하는 노트북이지만, 기본기는 충실하다. 디스플레이는 베젤이 최소화된 15.6인치 IPS 패널 디스플레이가 사용됐고, 상하좌우 방향 178도 광시야각을 제공한다. 웹 및 사진 편집에 최적화된 sRGB 100%를 제공하며, 색온도도 파란색이나 황색에 치우치지 않고 표준광에 가까운 색감이다.
디스플레이는 약 140도까지 젖혀지며, 후면부까지 알루미늄으로 돼 있어 플라스틱보다 마감이 좋다. 또 단순함을 강조해 상판에 그 어떤 무늬나 로고가 새겨져 있지 않은 점도 특징이라면 특징.
다만 키보드 품질은 상당히 떨어진다. 백색 백라이트가 점등되지만 투과율이 떨어져 가독성에 거의 도움되지 않는다. 또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 키보드는 치클릿(아이솔레이션, 아일랜드) 타입으로 돼있어 파손 우려가 적고, 키간 구분도 잘 되는 편인데, 한성 올데이롱 TFX255는 팬터그래프(가위 스위치) 타입을 채용했다.
팬터그래프 타입은 얇게 만들기에 유리하지만, 내구성이 크게 떨어지고, 먼지도 잘 끼는데 청소도 사실상 불가능해 최근에는 거의 사장된 형태다. 사무용 15.6인치 노트북인데 넘버 패드가 생략된 점도 단점이다. 만약 거치해놓고 사용하는 경우라면, 내장 키보드 대신 USB로 외장 키보드를 연결해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를 살펴보자. 좌측면에는 분실 방지를 위한 캔싱턴 락, 랜포트, USB 2.0 포트, USB 3.0 포트, 오디오 포트, 마이크로 SD 슬롯이 배치돼있다. 반대편에는 USB 3.1 C규격 포트와 USB 3.0 포트, HDMI 1.4 포트, 전원 단자가 배치돼있다.
풀 사이즈 HDMI 포트와 유선 랜 단자가 적용돼있으니, 사무용 모니터와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에 유리하다. 또 USB 포트 3개, USB C 규격 포트 1개를 갖춰 USB 허브나 추가 장치 연결에도 여유롭다. 무선 인터넷은 와이파이 5, 최대 433Mbps 속도를 지원하는 인텔 AC 9462 칩셋이 사용됐고, 블루투스 5.0 버전이 제공된다.
내부 구성 확인을 위해 하판을 열었다. 참고로 올데이롱 TFX255는 업그레이드를 위해 하판을 개봉하더라도 1년 제품 보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부품이 변경됐을 가능성이 있어 구매 직후 반품만 제외된다. 구매 직후 하판을 개봉한다면, 주문한 성능 이력과 실 제품 이력이 같은지 확인한 다음 여는 게 좋다.
내부 구성은 1개의 500GB NVMe M.2 SSD가 장착돼있고, PCIe 3.0 x2 배속이다. 일반적인 NVMe는 PCIe 3.0 x4 배속이며, 올데이롱 TFX255에 장착된 SSD가 조금 느린 제품이다. 이와 별도로 PCIe 3.0 x2 슬롯이 하나 더 마련돼있다. 총 1개의 M.2 SSD를 추가할 수 있는데, 만약 PCIe 3.0 X4 NVMe M.2를 구매한다면, 기본 장착돼있는 M.2를 추가 슬롯에 꽂고, 새 M.2를 기존 자리에 꽂아야 한다.
메모리 슬롯은 DDR4 슬롯 하나만 배치돼있고, 처음 구매한 선택에 따라 8GB / 16GB DDR4 메모리 하나가 장착돼있다.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하려면 기존에 장착된 제품에 추가하는 게 아니라, 대체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배터리는 91.24와트시(Wh), 7700밀리암페어(mAh)가 내장돼있다. 통상적인 15.6인치 노트북은 30~40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하며, 사용시간이 긴 제품도 60~72와트시 내외다. 91와트시면 하이엔드 급 게이밍, 워크스테이션 노트북에 드물게 쓰인다. 그 배터리를 저전력 프로세서와 결합했으니, 실사용 시간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성 올데이롱 TFX255에 탑재된 배터리 테스트를 위해 배터리 성능을 측정하는 프로그램, 피시마크 : 홈 '배터리 라이프'를 실행했다. 해당 테스트는 사진, 영 상편집, 화상통화, 문서 편집, 웹서핑 등 다양한 조건이 복합적으로 실행되므로 실 체감 배터리와 유사한 결과를 산출한다.
테스트는 배터리가 완충된 상황에서 50% 밝기로 진행됐고, '성능 우선'으로 배터리가 20%가 남을 때까지 측정된 결과다. 결과는 8시간 58분 29초, 약 20%가 남은 것을 고려한다면 일반 문서 및 영상 재생으로도 10시간 이상 연속으로 쓸 수 있다. 만약 배터리 우선 모드로 테스트를 진행했다면 16시간 이상으로 측정됐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게이밍 노트북이 2시간 남짓, 저전력 노트북도 4~6시간 이내 결과를 보여주니 실사용 시간으로 한성 올데이롱 TFX255를 따라잡을 제품이 없다. 제품 구매 전에는 알 방법이 없는 소음과 발열, 한성 올데이롱 TFX255은 어떨까?
앞서 확인된 한성 올데이롱 TFX255의 성능과 외관, 가격만 보면 굉장히 이상적이다. 하지만 노트북을 여러 차례 구매해 봤다면 성능이 아닌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고려하게 된다. 바로 소음과 발열이다. 특히 초경량 노트북 중 일부는 발열을 해소하지 못해 성능을 낮추거나, 팬 소음이 심각한 제품이 많다. 이름있는 대기업 노트북도 그런 경우가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성 올데이롱 TFX255의 소음과 발열을 알아보기 위해, CPU에 소수를 연산 시켜 안정성을 확인하는 프라임95(Prime95)를 실행했다. 프라임95는 CPU에 거는 부하가 매우 커 데스크톱 CPU 오버클럭 안정성을 확인하는 데 쓰이며, 가능한 높은 클럭과 낮은 온도를 유지할수록 좋은 결과로 평가된다. 테스트 선택은 혼합(Blend)을 사용했다.
약 20분가량 작동한 결과, 초기 10분은 2.9GHz를 유지했으며, 이후부터 최대 과부하 설정이 적용돼 동작 속도가 2.4GHz 선까지 낮다가 다시 2.9GHz 선을 회복했다. 온도는 68~72도를 꾸준히 유지했고, 상판 온도도 최대 52도 수준을 오르내렸다. 인텔 8세대 프로세서 탑제재 노트북 중 일부는 2GHz 이하 속도에 90도를 넘는 경우도 있으니 한성 올데이롱 TFX255 정도면 매우 안정적인 결과다.
소음도 팬 위치에서 30cm 떨어진 위치에서 55 데시벨로 측정된다. 유휴 상태라면 독서실에서 사용해도 조용한 수준이고, 과부하 상태라도 카페에서 옆 자리 사람에게 잘 들리지 않는 수준이니 안심이다.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MX250이 장착돼있으며, 25W 전력 소모 버전이다. MX250은 사무용 보조 그래픽 카드라 게임에 적합하지는 않지만, CPU 내장 그래픽보다는 낫다. 그래픽 카드 성능을 수치화하는 프로그램, 3D 마크 :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했다. 테스트 결과, MX250이 획득한 점수는 3,745점으로 엔비디아 지포스 GT710보다는 높고 GT1030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나 스타크래프트 2를 평균 옵션으로 플레이할 수 있고, 720p 해상도에서 낮은 옵션으로 오버워치 24프레임 내외로 가능하다. 물론 그래픽 카드가 없는 모델은 제대로 플레이도 되지 않으니, 이만하면 감지덕지다. 성능과 가격 모두 합리적, 그러면서도 가볍고 오래가는 제품을 찾는다면
한성 올데이롱 TFX255은 확실히 가볍다. 15.6인치 디스플레이에 알루미늄 상 하판까지 적용했지만, 1,430g밖에 안 된다. 동급 가격대 15.6인치에 플라스틱을 사용한 노트북이 1.7kg대고, 무게를 신경 쓰지 않고 무조건 최저가로 맞춘 노트북이 평균 2.2kg이다. 일반 제품보다 더 큰 91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더 가벼우니 흠 잡을 데가 없다.
가격은 어떨까? 현재 인텔 코어 i5-8265U를 탑재한 노트북의 최저가는 40만 원대 후반이고, 한성 올데이롱 TFX255는 90만 원대 중반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가격 대비 성능비로만 놓고 보면 비싼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한성 올데이롱 TFX255의 경쟁 상대는 최저가 제품이 아니라 100~140만 원대 제품이다. 애초에 최저가 제품은 sRGB 70% 이하 저 시야각 TN 패널, 128GB SSD, 플라스틱 몸체 등 단가를 절감한 제품이라 비교 대상이 아니다. 100만 원대 이상 제품과 비교우위에 있는 점을 꼽자면 엔비디아 지포스 MX250 외장 그래픽 카드, 업그레이드 가능, 그리고 동급 최고의 실사용 시간이다.
100만 원대 예산으로, 가볍고 오래가면서 성능까지 괜찮은 제품을 찾는다면 한성 올데이롱 TFX255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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