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여름 더위가 저물어가고, 가을장마가 찾아왔다. 여름철은 한반도 상공의 대기 흐름이 빠르고, 비가 자주 내려 대기가 깨끗하다. 하지만 겨울철만 되면 대기 흐름이 정체되고, 난방이 급증함과 동시에 강수량이 적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가을이 지나고, 추위가 찾아올 때면 미세먼지도 돌아온다.
미세먼지가 '침묵의 살인자'로 연일 강조되니, 대한민국의 생활상도 바뀌고 있다.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미세먼지용 마스크 등급을 구분하는 사람도 흔하다. 마스크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차량용 공기청정기는 이제 에어컨만큼 필수품 대접을 받고 있다.
다만 미세먼지 마스크가 KF80, KF94, KF99 등급으로 나뉘는 것처럼 차량용 공기 청정기도 따져볼 게 많다. 최소한 미국가전협회에서 인증하는 청정 공기 공급률(CADR, Clean Air Delivery Rate), 소음, 헤파 필터 등급 정도는 따져야 한다. 그런데 의류 업체나 배터리 제조사, 제약 회사까지 차량용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드니, 표기나 인증이 누락되고 정말 제 성능을 낼지 의문인 제품도 제법 된다.
직관적이고 손쉬운 동작, 믿을만한 성능의 블루에어 캐빈에어 P2i
공기청정기는 내 가족과 아이를 위한 제품이니,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수요가 상당하다. 그렇다면 1996년부터 공기청정기를 제조해온 스웨덴 기업, 블루에어(Blueair) 캐빈에어 P2i라면 믿을만하다.
블루에어 캐빈에어 P2i(이하 캐빈에어 P2i)는 미국 가전제품 협회(AHAM)로부터 청정 공기 공급률(CADR, Clean Air Delivery Rate) 프로그램을 인증받은 제품인데, 미국을 포함해 유럽 및 아시아 국가에서 널리 쓰여 사실상 전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해당 제품의 청정 공기 공급률은 38㎥/h 로 타 제품과 수월하게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청정 공기 공급률만 보고 제품 성능을 가늠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 수치는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이고 분사 시켜 미세먼지 농도를 희석하는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지, 수치 자체가 미세먼지 감소량이 아니다.
보급형 제품 청정 공기 공급률은 높지만, 소음과 탈취 성능만 높고, 미세먼지 제거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도 허다하다. 제대로 된 제품을 구매하려면 청정 공기 공급률과 믿을만한 필터도 필수다.
캐빈에어 P2i는 0.1마이크론의 초미세 미립자까지 걸러낼 수 있는 '헤파 사일런트' 기술을 적용해 이러한 우려를 덜고 있다. 필터는 숯과 같이 흡착력이 뛰어난 활성탄 필터와 먼지 필터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필터며, '헤파사일런트'는 블루에어 고유의 여과 기술이다.
그리고 차량 종류 및 크기에 따라 정화 시간이 다르다. 자체 기준으로 세단과 해치백은 5-~6분, SUV 및 미니밴은 8~11분 정도 소요된다고 밝히고 있다. 소음은 자체 측정 기준 최소 35데시벨에서 최대 55데시벨이라는데, 체감 수준도 그정도다.
차량용이니 12V 시거잭 전원으로 연결하며, 전력 소모량은 최소 2.2와트(W)에서 7와트다. 특히 선 길이가 4.5m로 매우 길기 때문에 대형 승합차라고 해도 여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설치 시 전원 케이블은 후면부 두 개 단자 중 좌측에 연결하면 되고, 제어는 시거잭의 노브(다이얼)를 돌리거나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다.
제품 고정은 차량의 중심에 가까우면서, 공기 청정기가 효과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시트 머리 받침(헤드 레스트)에 벨트로 고정한다. 안전벨트와 같은 재질에 부직포로 단단히 고정하니 차량이 흔들려도 떨어질 위험이 없다.
고정을 완료하고 시동을 걸면, 공기 청정기와 12V 전원 노브에 LED가 점등된다. 공기 청정기 필터나 커버가 제대로 장착되지 않았거나, 전원 단자가 반대 위치에 연결돼있으면 빨간색 LED가 점등되니 다시 한번 확인하고 연결하자.
운전 중 단순 제어는 시거잭으로 할 수 있다. 시거잭에 파란색 LED가 6개 중 6개가 점등돼있으면 우수, 2개만 점등되면 보통이라는 의미고, 노란색으로 2개부터 약간 오염됨, 4~6개면 매우 오염됨을 의미한다.
LED를 보고 공기질 상태를 파악한 다음, 노브를 좌우로 돌리면 1개에서 낮은 속도, 2개에서 보통 속도, 3개에서 높은 속도, 6개 시 자동 모드로 동작한다. 운전 중에 주의를 돌리지 않고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차량 내 미세먼지 정보를 원한다면 블루에어 프랜드 앱은 필수
블루에어 프랜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앞서 노브를 통한 조작이 직관적이라면, 상세 조작은 블루에어 프랜드 앱으로 할 수 있다. 각 연결 과정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설명되며, 화면을 보고 따라 하면 된다.
구입처나 보증, 다른 블루에어 공기청정기도 앱 하나로 관리할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캐빈에어 P2i 펌웨어 업데이트도 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뤄진다. 새 펌웨어는 앱에 연결된 상태에서 자동으로 안내되며, 12V 노브가 녹색으로 빛나며 진행 상황을 안내한다. 초미세먼지 PM2.5 수치를 표기해주는 캐빈에어 P2i, 과연 실제 성능은?
캐빈에어 P2i에 포함된 블루에어 프랜드 애플리케이션은 초미세먼지 수치인 PM2.5 수치를 곧바로 표기해준다. 기상청 발표를 볼 필요 없이 내가 있는 위치의 미세먼지 농도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얼마나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차량 내부를 밀폐하고 촛불을 껐다 켰다 반복해 미세먼지 수치를 끌어올린 후 캐빈에어 P2i를 가동했다.
시작 시각은 4시 22분이지만, 1분이 더 지나자 PM2.5 수치가 최대 220을 기록한 다음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테스트 시작 후 약 5분만에 PM2.5 수치가 100 이하로 내려갔다. 10분이 지나니 PM2.5 수치가 44까지 감소했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환경공단이 제안하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PM2.5 수치가 0~15 사이일 때 좋음, 15~35 사이를 보통, 35~75를 나쁨, 75 이상을 매우 나쁨으로 분류한다. 앞서 시작할 때 PM2.5 수치가 200이니 극단적으로 나쁜 수준인데, 10분만에 보통 직전까지 감소한 것이다. 최악의 미세 먼지 농도를 기록하는 날도 차량 문을 닫고 10분만 가동하면 보통 수준까지 감소하니 믿을만 하다.
2013년, 인도 주재 미국 대사관과 중국 베이징 미국 대사관이 공기 청정기 수천 대를 일거에 구매해 화제가 됐다. 뉴델리나 베이징 모두 개발도상국의 수도라 대기질이 나쁘기로 유명한데, 미 대사관이 선택한 제품이 바로 블루에어 공기청정기였다. 당시 구매한 제품이 캐빈에어 P2i는 아니지만, 같은 기업 제품이니 출처가 불분명한 제품보다 신뢰가 가는 게 사실이다.
다만 가격은 30만 원대 중반으로, 현재 출시된 차량용 공기 청정기 중 제일 비싼 편. 필터 역시 3만 원대 후반으로 상당히 고가다. 필터 수명이 약 6개월에서 조금 더 되는 수준이니 초기 구매 가격과 유지비가 웬만한 12~18평대 가정용 공기 청정기보다 비싸다. 하지만 1~2주일 이상 사라지지 않는 겨울철 미세먼지에 진절머리가 난다면, 확실하고 믿을만한 제품에 투자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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