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석학 3인 좌담]
“2, 3년 열심히 한다고 격차극복 못해… 규제 개혁-인센티브 꾸준히 지원을”
“갑자기 열심히 한다고 따라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랫동안 천착해야 한다.”
김도연 전 포스텍 총장과 오세정 서울대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국내 부품소재 산업과 기초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공계 출신인 세 석학은 지난달 26일 동아일보에서 한 좌담에서 독일 등 선진국과의 격차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복 방안은 꾸준한 규제 개혁과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이라고 했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의 산업구조를 비교하며 부품소재 산업 발전의 열쇠가 중소기업에 있다고 설명했다. 오 총장은 “소재 분야는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개선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나설 만큼 큰 시장이 아닌 가운데 오랜 기간 천착한 중소기업이 한국에 적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반도체 산업의 복잡한 공정을 감안할 때 소재 분야까지 삼성전자와 계열사가 전담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일본 소재 산업계에는 작은 기업이 100년의 전통을 가진 경우가 많다”며 “특정 연구를 2, 3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쫓아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 총장은 “‘기술 축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새길 때”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장과 오 총장은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세계적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상속세 등의 세제 개편과 이공계 전문연구요원제도(기술 연구 분야에서 일정 기간 종사하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마친 것으로 보는 제도) 등의 인센티브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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