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10억원 세금 추징
1인당 소득 6억4000만원꼴 감춰… 기신고금액 더하면 실수입 더 클듯
광고수익 해외서 송금돼 소득 불투명… 국세청장 “외화송금기준 강화 검토”
구독자 수가 많은 유명 유튜버 7명이 총 45억 원의 소득을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국세청 조사 결과 드러났다. 1인당 6억4000만 원꼴로 그동안 추정치로만 돌던 유튜버들의 소득 규모가 정부 공식 자료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10일 국세청이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무당국이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유튜버를 세무조사한 결과 45억 원의 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유튜버 7명이 적발됐다. 적발된 유튜버들이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소득만 1인당 약 6억4000만 원이다. 이들이 이미 신고한 금액을 더하면 실제 소득은 더 늘어난다. 국세청은 지난해 1명, 올해 6명에게 총 10억 원의 세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유튜버들의 주요 수익원은 광고다. 구독자 1000명 이상, 연간 시청시간 4000시간 이상의 조건을 채우면 동영상에 광고가 붙고 수익이 생긴다. 광고를 중간에 멈추고 영상을 볼 수 있는지와 구독자 수 및 영상 수, 영상의 길이에 따라 광고 단가가 달라진다. 인기 유튜버들은 따로 e메일 계정 등을 공개해 기업 협찬을 받거나 사용 후기 노출 대가로 돈을 벌기도 한다.
유튜버 소득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건 올 7월 어린이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서울 강남에서 95억 원짜리 빌딩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하지만 유튜버들의 정확한 소득 규모는 베일에 감춰져 있었다. 유튜버들이 자신의 방송에서 소득 규모를 스스로 공개하거나 수익 추정 사이트가 추정치를 밝힐 뿐이었다.
유튜버 소득이 불투명한 이유는 광고 수입이 해외에서 송금되기 때문이다. 유튜버들은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 아시아지사에서 외환으로 광고 수입을 송금 받는다. 해외에서 국내로 송금되는 액수가 연간 1만 달러를 넘는 경우에만 소득이 노출되는 규정을 악용해 일부 유튜버는 제3자 명의의 계좌로 소득을 분산해 과세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왔다.
유튜버 기획사인 MCN에 소속된 유튜버는 원천징수 대상이라 상대적으로 소득이 투명하게 공개되지만 개인 유튜버는 종합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한 수익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세청은 4월 신종 호황 고소득사업자 176명에 대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들어가며 유튜버 등 인터넷방송 사업자를 대거 포함시키기도 했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유튜버 탈세와 관련해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독자 수나 조회 수가 많은 유튜버에 대해 별도로 신고를 안내하고 필요하면 세무조사도 하고 있다”며 “외화송금 기준인 1만 달러를 낮추는 방안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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