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9에서 중국의 최대 인터넷 기업이자 게임 기업인 텐센트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감사의 인사라도 전해야 할 판이다.
오는 14일 막을 올리는 지스타 2019의 메인 스폰서는 슈퍼셀이다. 작년 지스타 2018은 에픽게임즈였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해외 기업이라는 것이다. 에픽게임즈는 게임 ‘포트나이트’와 저작도구인 언리얼 엔진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회사다. 슈퍼셀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 ‘브롤스타즈’ 등을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계 큰손이다.
올해 지스타는 글로벌 인지도를 자랑하는 해외 기업이 2년 연속 메인 스폰서라는 점에서 글로벌 게임쇼다운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이야기 조금 다르다. 두 회사 모두 텐센트가 최대주주로 있다. 에픽게임즈는 텐센트가 48.4%의 지분을 가졌고, 슈퍼셀은 84%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인 슈퍼셀을 포함 국내 최대의 게임쇼를 2년 연속 텐센트의 관계사가 맡았다. 자의건 타의건 텐센트가 국내 게임쇼를 위해 큰일을 한 셈이다.
텐센트의 영향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 플래티넘 스폰서로 참여해 전시장 내외부에서 관람객을 맞이할 크래프톤의 경우 텐센트 지분이 11.03% 달한다. 100부스 규모로 참가해 다양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인 넷마블의 지분도 11.56%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B2B 참가 업체인 카카오게임즈도 텐센트가 지분 5.7%가량을 확보했다.
메인 스폰서는 물론 플래티넘 스폰서, 그리고 국내 주요 게임사까지 손이 뻗쳐 있는 텐센트의 위력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정도면 ‘텐스타’라 불러도 큰 어색함이 없다. 국내 게임 시장이 중국 게임사의 공습에 하루하루 힘겨운 가운데, 국내 대표 게임쇼 지스타마저 중국에 침탈당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혹시 지스타 2019 관람 계획이 있는 게이머라면, "고마워요 등신(腾讯, 텐센트)"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입장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올해 지스타는 넥슨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위기설까지 돌았을 정도니 말이다.
한편, 올해 지스타는 여느 때보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메인 스폰서 슈퍼셀을 필두로 구글, 유튜브, IGG, XD글로벌, 미호요 등 다수의 해외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전시 규모도 작년보다 31부스 늘어난 1,789부스다.
지스타사무국 관계자는 "지스타의 방향성이 내수에서 글로벌로 가는 시기이기도 하고, 게임스컴 등 해외 주요 게임쇼에서 지스타를 알려온 것이 결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다.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관람객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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