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폭력 차단책 전세계 확대… 인스타-페북도 ‘좋아요’ 숫자 숨겨
‘내 트윗에 달린 악성 댓글, 남들 못 보게 지울 수 있다면?’
트위터는 24일부터 ‘답글(댓글) 숨기기’ 기능을 전 세계로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트윗에 악플(악성 댓글)이나 광고글 등이 달릴 경우 자체적으로 숨김 처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전에는 악플이 달려도 해당 댓글을 달았던 본인만 삭제할 수 있어 원본 트윗을 삭제하지 않는 이상 트위터상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댓글 숨기기 기능은 올해 초부터 캐나다, 미국, 일본 등 3개국에서 시범 적용된 뒤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아 이번에 전격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트위터 측은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일부 기능 축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14일(현지 시간)부터 인스타그램은 ‘좋아요’ 숫자를 없애는 시범 조치를 한국을 포함한 미국, 독일 등 5개국으로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미 5월부터 해당 기능을 시범 적용한 7개국을 포함해 총 12개국으로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국가에서는 인스타그램 측에서 무작위로 선정한 일부 계정의 게시물에 대해 ‘좋아요’의 숫자가 표시되는 대신 ‘○○님 외 여러 명’과 같이 표시된다. 정확한 숫자는 계정 이용자만이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도 같은 방식으로 9월부터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좋아요’ 숫자를 숨기는 기능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SNS 기업들이 여론 기능의 핵심이던 ‘좋아요’와 댓글 서비스를 폐지하는 데에는 사회적으로 SNS 중독 및 사이버 폭력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 표시 기능을 넘어서 ‘좋아요’ 숫자로 사이버상에서 소외감 혹은 우월감을 유발하거나 댓글로 상대방을 모욕하는 경우가 늘면서다. 실제 7월 호주에선 14세 소녀가 사이버 폭력을 당해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고 한국에서도 악플에 시달리던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가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이달 초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인스타그램이 경쟁처럼 느껴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이용자들이 ‘좋아요’를 얼마나 많이 얻었는지 신경 쓰기보다 그들이 좋아하는 이들과 관계를 맺는 데에 시간을 더 들이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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