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지 1년이 됐다. 일반 PC로는 30만년 이상 걸릴 천체·물리 시뮬레이션 등을 17만개 코어, 2500노드를 이용해 90일만에 끝내는 등 누리온에서는 지난 1년간 2000여명의 연구자들이 150만건의 계산을 수행하는 성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오는 3일 KISTI 대전 본원에서 ‘슈퍼컴데이’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누리온는 지난 2018년 11월 개통식을 열고 12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누리온의 연산 속도는 25.7PF(페타플롭스)로 1초에 2.57경번의 실수 연산이 가능하단 뜻이다. 빛이 1미터를 달려가는 시간에 8570만번 실수 연산을 할 수 있는 속도다. 도입 시점에는 세계에서 11번째로 빠른 슈퍼컴퓨터였지만 현재는 세계 14위로 밀렸다.
서비스를 시작한 1년 동안 140개 기관 200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활발하게 활용해 총 150만건의 계산이 수행됐다. 우수 과제에 컴퓨팅 자원 무상제공하고 거대문제 해결위해 협력하는 데 사용됐다.
특히 KISTI의 ‘초고성컴퓨팅 기반 R&D 혁신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슈퍼컴퓨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누리온 활용을 위해 극한 해저환경에서의 심해 로봇 거동 연구, 대규모 수소 저장 이송을 위한 액체 유기 수소 운반체 연구 등 141개 과제를 선정해 총 42억 CPU 시간을 지원했다.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는 물리학의 근간인 표준모형의 모순을 찾기 위해 우주 생성 직후인 138억년 전 부터 110억년 원시 은하까지 최대 규모로 수치모의 했다. 일명 ‘우주론적 유체역학 수치모의실험 Horizon Run 5(이하 HR5)’이다.
단순 계산상으로는 KISTI 슈퍼컴퓨터 4호기 타키온 전체로 6년 이상, 일반 PC로는 30만년 이상 걸리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누리온으로는 2500노드, 17만 코어를 사용해 90일 동안 계산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연구들보다 5배 이상 큰 공간, 초기우주의 밀도 요동파를 7배 가량 큰 규모까지 포함했다. 초거대은하단의 모체를 4개 이상을 분해능 1kpc(1kpc=3262 광년)으로 이를 시험한 것은 세계 최초다.
박창범 교수는 “은하의 생성에 우주거대구조의 효과를 처음으로 제대로 반영한 우주론적 시뮬레이션이었다”면서 “원시은하단의 생성 등 천체생성의 비밀을 캐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1 페타바이트(PB)의 차세대 전장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과제를 지원함으로써 미래 정밀의료에도 기여했다. 이밖에도 Δ물분해로 수소 생성하는 저렴한 나노촉매 개발 Δ차세대 반도체와 첨단 소재 개발에 활용 Δ탄소나노튜브와 생체 연구를 통해 리튬전지의 성능 개선 Δ폐암과 알츠하이머의 원인 규명하고 암세포 파괴 물질도 찾기 Δ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화합물 데이터 제공 등에 기여했다.
염민선 KISTI 슈퍼컴퓨팅응용센터장은 “슈퍼컴퓨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대규모 병렬처리 기술을 개발·보급해 국내 연구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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