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환자와 가장 떼려야 뗄 수 없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보호자? 의사? 정답은 간호사입니다. 진료를 받으러 온 외래환자도, 검사나 수술을 위해 장기간 병원생활을 해야 하는 입원환자도 간호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환자 간호사 모두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다 보니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느껴 서로에게 서운해하는 일이 가끔 생깁니다.
환자와 간호사가 서로 대립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각자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그들의 하루를 ‘병문바(병원문화를 바꾸자)’에서 살펴봤습니다.
입원환자의 하루는 공포와 불안의 연속입니다. 낯선 병실에 있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도 많아지고 발병 부위나 수술 뒤의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라면 화장실을 가려고 해도 보호자가 없을 경우 간호사의 도움이 필요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습니다. 환자는 망설이고 망설이다 간호사를 불러보지만 한참을 기다려야 병실을 찾는 간호사에게 섭섭한 마음이 쌓이고 쌓이다 결국 화를 내고 맙니다.
그렇다면 간호사는 어떨까요. 밤늦게 퇴근한 간호사는 사라지지 않는 피곤함과 다음 날 체크해야 할 사항 생각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다가 아침 먹을 새도 없이 새벽에 출근합니다. 출근과 동시에 쉴 새 없이 울리는 호출 벨에 응답하느라 정신이 없지요. 환자들 식사는 살뜰하게 챙기지만 정작 간호사 자신은 한 끼 먹을 시간을 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거기에 의사 지시 따르랴,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에 대처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랍니다. 그러다 보니 덜 급한 환자의 요청에는 빨리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 같은 사정도 모르고 화를 내는 환자를 보면 간호사도 사람인지라 섭섭할 따름입니다.
이처럼 환자는 병으로 힘들고 간호사를 기다리다 서글퍼지고, 간호사는 바쁜 업무에 시달리며 위급상황을 처리하느라 환자 요청에 바로 응대하지 못하는, 각자의 사정이 있습니다. 한 번쯤 환자는 간호사 마음을, 간호사는 환자 마음을 헤아리는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환자경험관리팀 김병연 팀장은 “서로 화를 내고 서운해하기 전에 환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간호사 입장을, 간호사는 고되고 아픈 환자의 입장을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좀 더 따뜻한 병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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