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PC도 디자인이나 공간효율성을 많이 따지는 시대다. 시각적인 만족도는 물론, 업무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요즘은 데스크톱이 아닌 노트북이나 올인원 PC를 이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다만, 이는 공간활용성이나 디자인은 좋을 지 몰라도 주변기기를 확장하거나 내부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는 데스크톱에 비해 불리하다.
그렇다면 노트북의 공간효율성이나 올인원 PC의 디자인, 그리고 데스크톱의 확장성까지 동시에 만족시키는 PC는 없을까? 델(Dell)의 옵티플렉스 7070 울트라(Dell OptiPlex 7070 Ultra)가 바로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이 제품은 모니터 스탠드 내부에 설치하는 모듈형 PC로, 이른바 ‘제로 폼펙터 PC’를 지향한다. 다양한 화면 종류의 모니터에 대응하며, 모듈의 교체를 통해 성능 업그레이드도 간단히 할 수 있다. 또한 최대 모니터 3대 동시 출력에 대응하는 등, 다양한 업무 환경에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니터 스탠드만 바꾸니 PC 업그레이드?
델 옵티플렉스 7070 울트라는 PC 모듈 본체 및 모니터 스탠드, 그리고 고정 스탠드로 구성되었다. 제품 구매를 할 때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세부 사항을 변경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고정식 모니터 스탠드 외에 높이 조절 스탠드를 선택한다면 모니터를 90도 돌려서 세로로 길게 볼 수 있는 피벗 기능을 쓸 수 있다. 그리고 오프셋 베사 마운트를 선택한다면 암(ARM) 형태의 마운트와 결합 가능하다. 그 외에도 키보드나 마우스를 비롯한 각종 액세서리 및 소프트웨어의 포함 여부 역시 델 홈페이지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제품의 핵심인 PC 모듈은 어른 손바닥 한 개 반 정도의 크기이며, 내부에 CPU 및 메모리, 저장장치, 통신장치 등을 모두 갖춘 온전한 데스크톱 본체에 가깝다. 디자인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여기에 직접 모니터와 키보드, 전원 등을 바로 연결해 미니 PC처럼 쓰는 것도 가능하다. 최대 인텔 코어 i7-8665U 프로세서(v프로 지원)에 64GB 메모리, 1TB NVMe SSD + 2TB HDD로 구성된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으며, 가격이 부담된다면 코어 i3급 시스템의 선택도 가능하다. 이번 리뷰에선 코어 i5-8265U 프로세서와 8GB 메모리, 256GB NVMe SSD + 1TB HDD 구성의 중간급 제품을 이용했다.
사용자 입맛대로 사양 지정, 모니터 3대 출력도 가능
제품을 처음 주문할 때 프로세서나 메모리(M.2 SSD), 저장장치 등의 기본 사양을 소비자가 직접 지정할 수 있으며, 제품 출고 후에도 2.5 인치 SSD나 HDD를 교체하거나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PC 모듈 전면의 나사를 하나 풀면 2.5 베이의 커버를 열 수 있으므로 저장장치의 업그레이드는 간단하다. 다만 프로세서나 메모리, M.2 SSD 등은 사용자 임의대로 사후교체 하기 힘든 구조이니 참고하자.
그 외에 USB 타입-C 포트 2개와 USB 타입-A 포트 3개, 기가비트 유선랜 포트 및 음성 입출력 겸용 포트, 그리고 전원 어댑터 연결 포트 및 도난 방지용 캔싱턴 락 포트 등이 달려있다. 내부적으론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 기능도 품었다.
대부분의 USB 포트는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USB 3.1 Gen2 규격을 지원하며 특히 USB 타입-C 포트는 DP(디스플레이포트) 기능을 겸하고 있어 여기에 디스플레이 장치를 연결해서 화면을 출력한다. 제품 구매 시 모니터 연결용 케이블 또한 함께 구매할 수 있다. 제공되는 케이블 옵션은 USB 타입-C 연결 케이블과 USB 타입-C 및 DP 규격 연결 케이블 그리고 두 가지 케이블을 모두 구매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모니터 2대의 연결이 가능하며 모니터의 DP MST(Daisy-Chaining) 기능을 이용하면 모니터 3대를 연결해 쓸 수도 있다.
타사 모니터, 암 스탠드 설치도 지원
PC 모듈은 모니터 스탠드 내부에 설치한다. 스탠드 후면의 커버를 열고 PC 모듈을 끼운 뒤 커버를 닫으면 간단히 내부 장착이 끝난다. 여기에 바닥의 고정 스탠드를 끼운 후 전면에 모니터를 놓고 USB-C 케이블로 모니터와 PC 모듈을 연결하면 대략적인 설치가 끝난 것이다. 만약 델 모니터를 쓰고 있다면 모니터 후면에 스탠드 고정부를 ‘딸깍’ 끼우는 것으로 간단히 모니터를 달 수 있다. 이번 리뷰에선 델의 24인치 모니터인 ‘Dell P2419HC’를 이용했다.
델 외의 타사 모니터를 이용한다고 해도 설치에 큰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니다. 동봉된 베사(VESA) 어댑터 플레이트를 이용하면 베사 표준 마운트 홀(10cm 간격, 혹은 7.5cm 간격의 나사구멍 4개 )을 갖춘 타사의 모니터도 무리 없이 달 수 있다. 단지 나사 몇 개를 조여줘야 하는 정도의 수고만 더 하면 된다.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최대 38인치까지의 모니터를 지원한다. 베사 마운트 홀이 없는 모니터도 간혹 있다는 점만 주의하면 되겠다.
디자인과 성능은 만족, 기존 프로세서 탑재는 아쉬워
이렇게 조립을 끝내고 케이블 및 키보드 등을 연결하면 한 대의 올인원 PC가 완성된다. 스탠드의 크기가 아담한 편이라 얼핏 봐선 그냥 일반 모니터를 연상시킨다. 키보드나 마우스를 무선 규격으로 이용하면 한층 더 깔끔하다. 전원 버튼은 스탠드 상단에 있다.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높이 조절 스탠드를 적용한 상태라 화면을 세로 방향으로 돌려쓸 수도 있었다. 긴 문서나 웹페이지를 열람할 때 편리하다.
탑재된 프로세서가 작년 하반기에 나온 8세대 코어 후기형(위스키레이크)이라는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실제로 이용해보면 성능면에서 그다지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전문적인 그래픽 작업을 하거나 게임을 구동하는 등의 상황만 아니라면 일반적인 사무작업 전반을 쾌적하게 할 수 있다. 향후 성능이 좀더 향상된 PC 모듈이 출시된다면 기존 사용자들의 업그레이드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그러자면 추가비용이 들겠지만 말이다. 업무용 PC에서 꼭 필요한 v프로 보안 기술을 지원하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아직 없다는 것도 8세대 코어를 탑재한 이유일 것이다.
노트북과 올인원, 데스크톱 사이에서 고민하던 기업이라면
델 옵티플렉스 7070 울트라는 노트북과 올인원, 그리고 데스크톱 사이에서 고민하며 각각의 장점만 취하고자 하는 기업의 흥미를 끌 만한 제품이다. 노트북의 공간활용성과 올인원의 디자인, 여기에 데스크톱의 확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업무용 PC로 적합하며, 조립도 쉬운 데다 어려 종류의 모니터를 지원하므로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SSD/HDD 교체 기능을 제외하면 데스크톱 수준의 세세한 업그레이드는 할 수 없지만 향후 PC 모듈 교체를 통해 근본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교체 방법도 간단하다는 건 매력이다. 델 옵티플렉스 7070 울트라의 제품 가격은 델 홈페이지 기준, 97만 9,000원(코어 i3급) ~ 159만 5,000원(코어 i7급)에 팔리고 있다(모니터 미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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