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들이 격리치료를 받는 음압병실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1일 방문한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 3층 음압병실도 감염병 환자가 격리 치료를 받는 곳이다. 음압병실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국가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주요 병원들은 음압병실과 더불어 응급실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대책본부총괄반장을 맡았던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병원의 음압병상이 지역적으로 골고루 설치돼 환자가 발생하면 지역 음압병상에 곧바로 입원시킬 수 있게 됐다”며 “환자에 대한 신속한 치료가 치사율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자가 사용하는 음압병실은 어떤 곳이며 실제 어떤 치료를 받는지, 관련 치료제는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봤다. 전진학 세종병원 감염병센터장과 임소연 뉴고려병원 호흡기내과장이 도움을 줬다.
○ 음압병실, 내부 공기 유출 차단
음압병실은 크게 전실과 환자가 입원하는 병실의 2개 공간으로 나뉜다. 외부에서 전실로 들어가면 이곳에서 손을 소독하고 방호복을 입을 수 있다. 의료진은 전실을 거쳐 환자가 있는 병실로 들어간다. 음압병실은 외부에 비해 내부 공기의 압력이 낮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환자가 기침을 하면서 내놓는 바이러스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 외부 공기압력은 더 높기 때문에 안쪽으로 유입된다. 이로 인해 병실 내부의 오염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공기정화 장치가 필요하다.
임소연 과장은 “환자가 있는 음압 공기는 천장에 있는 헤파필터 공기청정기로 들어가 정화된다”며 “이를 통해 항상 병실 내부의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한다”고 말했다.
○ 신종 코로나 치료제는 무엇
현재 신종 코로나를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대신 환자 증상에 따라 바이러스 공격을 버틸 수 있도록 하는 항바이러스제,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 등이 이뤄지고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 감염을 거치며 당시 사용한 항바이러스제 병합 투여가 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명확한 치료지침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
의료계에서는 사스 당시 감염환자에게 48시간 이내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만성 C형 간염치료제)을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가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감염 치료지침에는 리바비린과 인터페론, 에이즈(AIDS) 치료제(lopinavir/ritonavir)의 병합요법이 명시돼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 일부 환자에게도 항바이러스제인 에이즈 치료제가 투여됐다. 항바이러스제는 10∼14일 투여를 권장하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염증으로 인한 급성 폐 손상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가 투여되기도 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기회감염, 무혈성 괴사, 2차 세균성 감염, 지속적인 바이러스 복제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일상적인 사용은 피해야 한다. 급성 호흡부전 등 장기부전이 발생하고 승압제가 필요한 중증 쇼크 상태에서는 스테로이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 증세 악화 시 ‘에크모’ 치료
신종 코로나 환자의 증세가 악화될 경우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에 빠질 수도 있다. 심한 호흡곤란이 생기는 ARDS에 빠지면 인공호흡과 더불어 최후 수단으로 ‘에크모’ 치료를 하게 된다. 에크모는 심장과 폐가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이를 대신하는 의료장치다. 이산화탄소를 다량 함유한 정맥혈을 사타구니 부위에서 뽑아낸 뒤 산소공급기에서 이산화탄소와 산소를 교환한다. 이어 산소를 투입한 혈액을 동맥혈로 다시 집어넣어 주는 것이 에크모의 작동원리다. 인공호흡기를 통한 산소 공급으로 환자의 생명 유지가 어려울 때 에크모를 시행한다. 심한 호흡곤란 증상을 동반하는 메르스 치료에도 에크모가 유용하게 쓰였다. 이에 따라 이번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들에게도 중증 폐렴으로 호흡곤란이 올 경우 에크모 치료가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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