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꺾이자 ‘새 성장공식’ 짜기… 넷마블, 정수기 업체 코웨이 인수
NXC,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 투자… 콘솔-클라우드로 외연 늘리기도
“NHN의 정의를 더는 게임 회사로 한정짓지 않습니다. 종합 정보기술(IT) 회사라 칭합니다.”
이준호 NHN 회장은 2013년 게임 부문 ‘한게임’을 떼어 네이버로부터 독립했다. 이후 신성장동력을 게임이 아닌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 등 결제 및 광고 사업에서 찾았다. 6년이 지난 지난해부터 전체 매출 중 결제 및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35%)은 게임 부문(28%)보다 높아졌다. 그 덕분에 매출(1조4891억 원)과 영업이익(869억 원)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게임사들이 결제, 구독경제, 블록체인, 영화 등 ‘게임 외 성장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빅3 게임사의 지난해 매출은 6조50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하지만 2017년 매출(6조4822억 원)에 비하면 0.4% 상승에 그쳐 성장세가 정체된 모습이다.
주요 요인은 전 세계 게임 시장의 성장 둔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 산업은 2017년 최고의 성장률(22.3%)을 보이다 2020년부터는 한 자릿수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판호(유통권) 발급 중단, 중국 게임사의 물량 공세 등도 국내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의 변화 속에 게임업체들은 제각각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은 지난해 1조7400억 원의 거금을 들여 정수기 렌털 업체 코웨이를 인수하는 베팅을 했다.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최근 인수를 마무리 짓고 코웨이 의장에 오르는 등 변화의 흐름에 뛰어들었다. 코웨이 관계자는 “방 의장이 게임에서 확보한 기술을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분야에 융합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는 한국과 미국, 유럽의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로 블록체인을 지목했다. 불발로 끝났지만 아예 게임사 넥슨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다.
영화 제작에 나서는 게임사도 있다. 영화 ‘기생충’으로 화제를 모은 바른손이앤에이가 대표적이다. 곽신애 대표는 2018년 3월 CJ ENM과 기생충 제작 및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주 미국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와 자사 지식재산권(IP) ‘크로스파이어’의 영화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산 게임 IP로는 최초다.
게임으로 승부를 보려는 기업들은 콘솔, 클라우드 등으로 외연을 확장 중이다. 예컨대 펄어비스는 모바일, 콘솔 등으로 플랫폼을 확대해 연매출 5000억 원대로 급성장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게임 스트리밍, 차세대 디바이스 등 하드웨어 기술 발달로 다양한 요구에 발맞춰 나갈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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